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막걸리가 국산이 아닌 중국 등에서 수입된 값싼 쌀로 빚어져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막걸리 업체가 주재료인 쌀의 원산지 표시마저도 표기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막걸리는 지난해 국내는 물론 일본 등 해외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국내 소비량은 15만8309kℓ로 전년대비 38% 늘었고, 수출량 역시 7405t으로 전년보다 35%나 증가했다. 막걸리를 활용한 한국식 칵테일과 컨셉트 주점까지 생겨나는 등 값싼 술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 전통주로 다시 태어난 것.
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막걸리가 국내산 쌀이 아닌 중국과 미국, 태국 등에서 수입된 값싼 쌀로 빚어지고 있으면서, 정작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막걸리 용기엔 원산지 표시마저 정확히 표기돼 있지 않아 ‘막걸리 열풍’에 찬물을 끼얹진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막걸리 제조 상위 20개 업체 중 90%이상 수입산 사용”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8조6000억원 규모의 국내 전체 술시장 가운데 막걸리 시장의 규모는 1860억원으로 2.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마저도 58.4%는 밀로 원료를 쓰고 있고, 23.8%는 수입산 쌀을 사용한다. 국내산 쌀로 만든 막걸리는 13.6%에 불과하다.
실제 현재 국내 막걸리 출고량 상위 20개 업체 중 90% 이상은 국내산 쌀이 아닌 수입산 쌀로 막걸리를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안홍준 의원의 ‘국내 막걸리 출고량 상위 20위 제조사의 쌀 원산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상위 20개 막걸리 제조사 가운데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단 1곳 밖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내 탁주시장 전체 매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업체가 생산·판매하고 있는 막걸리 63개 제품 중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있는 제품은 5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및 수도권 막걸리 시장에서 70~80%대의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서울탁주의 경우 장수 생막걸리는 수입산 쌀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전통주 기업인 국순당의 경우도 지난해 5월 출시된 이후 지난 1월까지 총 1000만병이 팔리며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생막걸리’ 역시 수입산 쌀을 주재료로 하고 있다.
원산지 표시 ‘백미’만 표기…소비자만 ‘허탈’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 전통주인 막걸리에 이처럼 국내산 쌀이 아닌 수입산 쌀이 사용되는 것일까. 이는 국내산 쌀보다 수입산 쌀의 원가가 더욱 낮기 때문이라고 주류업계는 입을 모은다. 실제 현재 수입 가공쌀은 20㎏에 1만6000원 가량으로, 국내산 쌀의 3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막걸리가 국내산 쌀이 아닌 수입산 쌀로 빚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막걸리 용기에 원산지가 정확히 표기돼 있지 않고 단순히 ‘백미’로만 표기돼 있기 때문. 결국 소비자들은 수입쌀 막걸리를 마시면서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8월부터 막걸리 원료에도 원산지를 표시토록 하는 제도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9일 ‘전통주 등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을 만들어 오는 8월 5일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막걸리를 비롯 국내 전통주의 원산지 표시와 품질인증 등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수백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서민 전통주 막걸리. 그러나 원가절감을 이유로 수입산 쌀로 만들어지는 ‘국적 없는 막걸리’가 과연 ‘전통주’가 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다.
출처:브레이크뉴스 김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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