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상

창원지검, 기자회견이 집시법 위반?

daum an 2009. 3. 20. 21:19

창원지검, 기자회견이 집시법 위반?
언론노조 "검찰의 자의적 법 적용이다" 반발
 
신석철 기자

창원지방검찰청이 지난 2월 10일 창원지검 앞에서 민생민주경남회의 주최로 열린 '용산참사에 대한 검찰조사 결과 규탄 기자회견'에 대해 이경희 민생민주경남회의 공동대표에게 출석요구서를 3차례 발송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협의회가 20일 낸 성명서를 발표했다. 창원지검과 창원서부·중부경찰서가 언론노조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시민단체 대표에게 집시법 위반 혐의로 출석하라고 요구하자 언론노조가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검경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이경희 민생민주경남회의 공동운영위원장과 연대 지지 발언을 한 강창덕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강창덕 경남민언련 대표는 지난 2월 20일 경남 창원 소재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언론노조 부산울산경남협의회 주최로 열린 '한나라당 언론악법 반대 및 합의기구 구성촉구 기자회견'에서 연대 지지 발언을 했다.

언론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이 기자회견에는 지역의 방송, 신문사 다수의 기자들이 참석하여 열띤 취재를 하였고, 방송과 신문에 기자회견 내용이 보도되었다”며 “이날 기자회견은 예전의 통상적인 순서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경찰도 기자회견이 원만히 진행되도록 차량통제 등 도로관리에 협조했고, 기자회견을 지켜본 경찰 어느 누구도 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집시법 위반 운운하며 불법집회로 규정하여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어디를 보더라도 검찰과 경찰의 자의적 해석이며, 이해가 되지 않는 법적용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언론노조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면 안 되고, 확성기를 사용해서도 안 된다는 규정을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지금까지 경남은 물론이고,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제주 전국 어디에서나 길거리 기자회견은 비슷한 수준에서 이뤄졌고, 이뤄지고 있다”고 덧 붙였다.

또 이어 "더구나 이런 식의 기자회견이 '기자회견을 빙지한 집회'라는 지적이 유독 경남에서만 제기된다는 점도 문제다"며 "법 적용의 형평성이나 일관성에서 납득이 되지 않는 처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회신고를 하지 않고 다중이 모여서 구호를 외치고 확성기를 사용한 것이 집시법 위반’이라면, 지난 16일 낙동강 탐사에서 확성기로 공동결의를 하고 구호를 외친 김태호 경남도지사와 시장 군수 등 70여 명도 모두 집시법 위반 대상으로 출석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고 반박했다.

끝으로 “소규모 인원이 여는 공식적인 의사표현 공간인 기자회견을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출석을 요구한 사실에 이 나라가 과연 민주국가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검찰과 경찰이 기자회견과 촛불문화제를 불법화한다면 이는 그동안 국민의 피로써 쟁취한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경남우리신문 신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