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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원시자원봉사회 김인순 회장

daum an 2009. 4. 23. 16:02

[인터뷰] 창원시자원봉사회 김인순 회장

 

 

 

▲ 창원시자원봉사회 김인순 회장

“봉사자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마른 곳이든 진 곳이든 어디든 찾아가서 가족 같이 보살피고 돕겠습니다”

창원시자원봉사회(이하 봉사회)는 지난 86년 창설돼 창원 내 15개 읍면동에 고루 분포되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타의 모범이 되고 있는 봉사단체다.

김인순 회장(57세)은 “우연히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이 새벽5시에 인력사무소에 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약 80명 중에 20명만이 차출되어 일터로 나가고 나머지는 쓸쓸히 집으로 가거나 삼삼오오 모여 빈속에 술을 마시며 신세한탄을 하는 모습을 보게되었다”고 했다.

이어 “일자리도 얻지 못하고 밥도 굶고 있는 저들에게 식사라도 한 끼 대접해주고 싶은 마음에 봉사회가 지난해부터 매주 화요일 새벽마다 현장으로 나가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너무 반응이 좋아 봉사회가 올 날만 기다리는 인부들이 많아 졌다”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또 김 회장은 “재정만 넉넉하면 일주일에 3회로 늘리고 싶은 심정이다”며 “그러기엔 시와 봉사자들이 십시일반 내는 재정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 경제적으로 넉넉하신 분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봉사회가 1년에 한번 김장을 담가 15개 읍면동의 독거노인들에게 배달을 하는데 노인들이 김치 통을 붙잡고 고맙다고 우는 모습을 볼 때 김 회장은 “자주 찾아뵙지 못한 자신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고 초라해졌다”고 한다.

또 김 회장은 “24년간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가장 가슴깊이 사무치는 일이 생각난다”며 7년 전의 이야기를 되짚었다. 자식들이 많이 있지만 누구하나 돌보지 않아 폐지를 주워 팔며 쪽방에서 생활하는 한 독거노인을 6년 동안 보살핀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노인이 한센병에 걸려 발이 썩어 가기 시작한 것. 김 회장이 수차례 병원 치료를 받으러 모시고 다녔으나 병세는 악화되었고 7년 전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노인이 “나를 도와주는 것은 편히 갈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 약을 구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할머니, 그럴 수 없어요”라며 거절했고, 추석이 지난 후에 만날 것을 약조하고 헤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추석이 지난 일주일 후 다시 찾은 그 집에는 할머니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집주인에 의하면 “노인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회장도 “사망사유를 모른다”며 “특이한 점은 노인이 별세 후에 자식들이 나타나 시신을 서로 데려가겠다”고 다투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자기가 장례를 치룬 후 받을 부조금이 목적이었다는 말에 김 회장은 “분통하고 서러워 많이 울었다”며 “고통 받고 외롭게 가신 그 노인을 생각하면 더 잘해주지 못했고 자주 찾아뵙지 못해 한이 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그는 “봉사를 하면서 인생을 많이 배워나간다”며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 하루 하루 발품을 팔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어디든 찾아가 가족처럼 보살펴 줄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출처:경남우리신문=시사우리신문 신석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