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세상

경남도, 새학기 우유 의무 급식 추진 ‘혈세낭비 지적’

daum an 2009. 1. 8. 23:48

경남도, 새학기 우유 의무 급식 추진 ‘혈세낭비 지적’
우유 무료 급식 지원 예산 27억 책정, 버려지는 우유 많을 것 '예상'

 

신석철 기자 shine0789@hanmail.net

 

 

초등학생들이 우유를 마시고 있다.우유를 의무 급식 누구를 배부르게 할것인가?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한우 농가는 물론이고, 육우 농가도 젖소 송아지 값이 폭락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젖소 사육농가의 경우 불과 5~6개월 전만 하여도 마리당 60여만 원 하던 젖소 송아지가 최근에는 2만원, 3만원에도 사는 사람이 없는 어려운 형국이다.

이에 관련 단체와 젖소 사육 농가들이 송아지를 끌고 나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집중 보도되면서 축산농가를 지원하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었다.

이에 지난해 말 농림수산식품부는 1월 초부터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젖소 송아지 2만 마리를 10만원에 수매하여, 육우농가에 2만원에 판매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국민 세금으로 젖소 농가에 시장가격과 상관없이 마리당 8만원을 보전해주는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젖소 사육 농가에 대한 육우(젖소 송아지) 정부 수매 실시와 함께 낙농육우협회는 “초·중·고교에 우유 무상급식 확대를 통해 우유 소비를 늘려달라”고 요구하며, 젖소 송아지 가격하락과 우유 소비 감소에 따른 대책으로 “우유소비확대와 청소년 건강증진을 위해선 학교급식과 우유급식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또 “학교급식과 우유 급식을 통합하기 위하여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 학교급식 재정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다수의 시민들이 “우유가 몸에 좋고 나쁜 것과 상관없이, 우유 급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며 “우유 강제 급식 관행을 개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달 16일 강명구 낙농진흥회장은 “우유소비확대 기반조성을 위해 학교우유급식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통일된 우유급식과 관련 업무 지침 마련을 위한 학교우유급식 표준 메뉴얼에 대한 연구용역을 완료했으며, 2009년 시도별 우유급식 지침에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농림식품부 및 교육당국과 협력체계 구축으로 2009년 학교급식법 시행령 개정 시 우유급식을 포함시키기로 함으로써 우유급식의 법적기반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경남도에서도 내년 낙농육우산업발전을 위한 각종 시책을 적극 추진키로 하고 “만저, 성장기의 초·중·고등학생의 우유 무료급식지원을 위해 올해보다 5억원을 예산을 늘려 총 27억 5,550만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우유소비기반을 확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마산 YMCA의 이윤기 간사는 “짐작컨대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 시도 자치단체가 비슷한 방식으로 우유 소비 확대 예산을 마련하게 될 것이 뻔하다”며 “따라서 올 해부터 경상남도 교육청이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추진하는 학교 무상급식 예산에는 '우유 의무 급식' 비용도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을 뿐 아니라, 예산 낭비로 이어질지도 모른다”고 혹평했다.

그는 또 “결국 경남도가 학교 우유 의무 급식을 자치단체 예산으로 뒷받침함으로써 학생들의 우유 급식 선택권이 오히려 더욱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우유 급식이 무상급식으로 이루어지면, 아이들의 선택과 상관없이 전교생 숫자만큼 우유가 공급되어, 학교 현장에서는 먹지 않고 버려지는 우유가 지금 보다 더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교육청의 경우 학기 초에 아이들에게 우유 급식 여부를 반드시 조사하도록 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의 경우도 우유 급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학교 현장에서는 의무 우유 급식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많은 급식 우유가 아이들에게 외면당한 채 버려지고 있는 상황에 의무급식을 추진하는 것은 혈세를 낭비하는 처사라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또 한 교사는 “교사로서 우유 급식을 위한 판촉활동을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