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연명 교수는 4일 국민연금 보험료 2배 인상 논란에 대해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50% 인상 시 보험료율이 2배 가까이 오른다(9%→18%)는 복지부 주장은 “황당하기 짝이 없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복지부는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통해 국민들의 오해가 없도록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소득대체율 50% 인상시 보험료율이 현행 9%에서 18%로 두 배 가까이 오른다는 것은 문형표장관의 발언으로 많은 언론에 보도되고 인용되었으나 왜 18%까지 오르는지에 대한 근거는 알려지지 않았다.
2015년 5월 4일 복지부는 소득대체율 50% 인상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였고 여기에 18%에 대한 근거가 나와 있음(표 1). <표 1>에서 ‘일정한 적립배율 유지’와 ‘15년부터 50%로 상향’ 제목이 교차되는 칸에 18.85%의 필요보험료율이 제시되었고 이것이 18%로 보험료 인상의 근거자료다.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우나 이 수치의 근거를 추적한 결과 이 수치가 얼마나 ‘황당한’ 가정을 전제로 만들어진 부풀려진 수치인지를 확인했다.
<표 1> 재정목표별 필요 보험료율
자료: 보건복지부,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고 보험료를 1%p 만 올리는 것은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미루는 것”(보도참고자료), 2015.5.4. p.4
<표 1>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적립배율’의 의미를 명확히 해야한다. ‘적립배율’은 보험료 수입 없이 연금 지급이 가능한 기금이 어느 정도 적립되어 있는가를 의미한다. 즉, ‘적립배율이 2배’는 보험료 수입 없이 2년동안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기금이 쌓여있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연간 총 연금지급액이 50조원인 경우 적립배율이 2배라 함은 100조원의 기금이 적립되어 있다는 것이다.
<표 1>의 두 번째 열 “적립배율 2배, 2088년 기금소진” 이란 의미는 2015년부터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할 경우 2083년에 2년치의 연금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적립금을 보유하고 5년이 지난 2088년에 기금이 소진되게 하기 위해서(소위 재정목표)는 보험료율을 15.10%로 인상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표 1>의 “적립배율 5배, 2095년 기금소진”이란 세 번째 열의 의미는 2015년부터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할 경우 2083년에 5년치의 연금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적립금을 보유하고 12년이 지난 2095년에 기금이 소진되게 하기위해서는 보험료율을 15.80%로 인상해야 한다는 의미다.
네 번째 열의 ‘수지적자 미발생’, 2100년 후도 기금 보유‘란 의미는 2015년부터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할 경우 2083년에 8년치의 연금을 나누어줄 수 있는 적립금을 보유하고(적립배율 8배) 기금고갈시점은 2100년 이후로 연기된다는 의미다.
다섯 번째 열의 ‘일정한 적립배율 유지, 2100년 후도 기금 보유’란 의미는 2015년부터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할 경우 2100년 이후 기금이 고갈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보험료율을 18.8%까 인상해야 한다는 의미이나 적립배율의 크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표 2>의 ‘일정한 적립배율 유지’라는 열을 보면 적립배율이 2060년 이후 약 17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한 적립배율’은 약 17배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2083년에 17년치의 적립금을 쌓아놓고 기금고갈시점을 2100년도 이후로 무한 연기하기 위해 필요한 보험료율이 바로 18.8%임. 즉 18.8%의 보험료는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는데 필요한 보험료가 아니라 “① 소득대체율 50% 인상에 필요한 보험료 + ② 기금고갈시점을 2060년에서 2100년 이후로 연기하기 위해 필요한 보험료 + ③ 2083년에 17배의 적립배율을 확보하기 위한” 위한 보험료가 합쳐진 것이다. 한마디로 뻥튀기된 수치다.
<표 2> 재정목표에 따른 적립기금 추이
이처럼 보험료율 18.8%가 얼마나 황당한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인지는 <표 2>의 GDP 대비 적립기금을 비율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난다. 국민연금기금은 2014년 말 470조원을 보유하고 있고 GDP 대비 약 35%에 해당하며,GDP의 35%에 해당되는 공적연금기금을 적립한 나라는 지구상에 없으며 한국이 전인미답의 길을 가고 있다.
<표 3>는 공적연금기금을 우리나라처럼 부분적립방식으로 운영하는 국가들 중 기금규모가 세계5위권 안에 드는 나라를(기금규모는 절대액도 중요하지만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GDP 대비율을 보아야 함) 보여주고 있다. 이 표에 의하면 2011년 기준 한국의 국민연금기금은 GDP 28.2%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 앞으로 더 기금이 커져 2040년에 GDP의 50%까지 적립된다. 한때 일본은 GDP의 30%까지 기금을 보유했으나 지금은 23.2%로 떨어졌으며, 스웨덴. 미국 역시 점차 기금규모가 하락하고 있다.
<표 3> 공적연금기금 규모 세계 5위 국가 현황(2011) | ||
OECD members |
공적연금기금의 GDP 대비율(%) |
절대금액 (미국 백만달라) |
한국 |
28.2 |
314,917 |
스웨덴 |
25.0 |
134,620 |
일본 |
23.2 |
1,360,686 |
미국 |
17.8 |
2,677,925 |
캐나다 |
10.9 |
189,755 |
자료: OECD, Pensions at a Glance 2013, 2013, p.195 |
다시 <표 2>를 보면 ‘일정한 적립배율 유지시’ 보험료율을 18.8%로 올리면 적립기금의 규모는 2083년에 GDP 대비 140.5%임. 세계에서 가장 큰 연기금을 축적했던 일본도 GDP의 30%를 넘긴 적이 없는데 GDP의 140% 해당되는 기금을 적립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황당하기 짝이 없는 가정이다. 우리나라의 GDP가 현재 1500조원이라 가정하면 2,100조원짜리 단일 기금을 2083년에 보유한다는 것이다. 이런 비상식적인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 보험료율 18.8% 인상의 진실이다. 복지부는 18.8%라는 보험료의 의미에 대해 국민에게 반드시 정확히 설명하여야 하고 이런 황당한 주장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김연명 교수는"소득대체율 50% 인상시 필요보험료율은 2060년의 기금고갈을 전제 할 때 10.01%, 즉 현재보다 1%의 보험료를 추가하면 된다는 것은 정부의 공식자료이다. 이에 대한 더 이상의 논란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50% 소득대체율 인상시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복지부의 주장도 매우 과장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자료를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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