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상

한명숙 무죄 그 여파는?

daum an 2010. 4. 11. 18:24

검찰의 정치공작이라는 말이 나돈 가운데 뇌물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무죄를 선고받아 앞으로 여권의 후퐁풍이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9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 5년 구형에 이은 선고공판에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명숙 전 총리에게 5만달러를 줬다는 진술은 신빙성이 의심된다"며 "5만달러를 전달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고 나머지 쟁점은 판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공소사실로 기재된 돈의 전달 방식에 대해 오찬 직후에 5만달러 받아숨기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며, 짧은 시간에 돈봉투 처리가 가능한지도 의심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곽씨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당시 즉흥적인 진술을 하는 성격으로 진술번복이 계속되는 등 곽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시간이 진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검찰, 당황하는 분위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권오성 부장검사)는 지난 2006년 12월20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곽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미화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한 전 총리를 지난해 12월22일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재판부는 13차례 공판기일을 열었고 사상 처음으로 총리 공관에서 현장검증을 하는 등 집중심리 방식으로 재판을 진행해 왔다.
 
거듭 자신감을 내 비치든 검찰이 위기를 맞은 것은 한 전 총리와 곽씨의 대질 심리에서부터다.

곽씨는 이때부터 검찰이 주장한 공소사실에 대해 강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나 검찰은 재판의 쟁점인 5만달러 수수, 공기업 사장 취임에 관한 청탁 및 한 전 총리의 지원, 5만달러를 준 사실이 인정되면 청탁에 따른 대가성 여부, 뇌물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주는 것을 알면서도 돈을 받았는지에 대한 정황확보가 확실한 만큼 법원의 판결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야간면담 자체가 정황상 강압수사마저 의심이간다.  5만달러를 전달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만큼 나머지 쟁점은 판단하지 않겠다"는 재판부의 판결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검찰, 선고 하루 전 압수수색 논란>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선고 공판 하루 전에 한 전 총리에 또 다른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5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선고를 하루 앞둔 시점에 검찰이 H사와 한 전 총리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 해당 업체를 전격 압수수색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여당은 검찰에게 '항복'을 받아낼때까지 흠집을 내는 졸렬한 구시대적 수사 행태라는 비판했다. 김준규 검찰총장도 취임 직후 발표한 '새 수사 패러다임'의 핵심으로 별건수사 금지를 포함시켰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9일 한 전 총리의 재판 이전 "검찰이 새로운 피의 사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 "검찰의 추가 조사는 매우 졸렬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5역회의에서 "유.무죄를 떠나 선고를 하루 앞두고 검찰이 별건 수사를 발표한 것은 법관의 심증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고 의심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여야 엇갈린 반응들>
한 전 총리가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 정치권의 반응은 여야로 나뉘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판결과는 달리 재판과정에서 한 전 총리의 부도덕한 실체는 그대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법적 유무죄와는 별개로 한 전 총리가 공인으로서 도덕적으로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서 국민은 이미 마음으로 냉정하게 심판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검찰이 지방선거 겨냥해 표적수사의 실체가 드러났고 정치적 음모가 실패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처음부터 의도적인 수사를 벌인 검찰에 대한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필귀정으로 한 전 총리의 결백이 입증됐다"며 "검찰권의 행사가 더는 정치보복에 이용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검찰이 국민적 신뢰를 얻으려면 아직도 멀었다"며 "왜 검찰의 개혁이 필요한지 보여준 재판"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도 "상식적인 판결로 이성을 잃은 검찰의 정치수사에 경종을 울린 사례", "검찰 수뇌부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