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세상

에이즈女 ‘분노의 복수’… 中 발칵

daum an 2009. 10. 19. 00:00

에이즈女 ‘분노의 복수’… 中 발칵

성관계 남성 279명 전화번호 공개… 15세때 계부에 성폭행당한 뒤 매춘
한강우기자 hangang@munhwa.com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감염된 중국의 한 30대 여성이 사회에 대한 보복심리로 수백명의 남성들과 접촉하면서 고의로 에이즈를 퍼뜨리고 있다고 폭로해 중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15일 둥팡웨이스(東方衛視)TV 등은 허베이(河北)성 룽청(容城)현 출신인 옌더리(閻德利·30·사진)가 자신의 블로그에 “매일 내 몸의 에이즈 바이러스를 다른 남자들에게 전염시키고 있다”고 폭로하며 자신과 성관계를 가진 279명의 남성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전화번호는 대부분 베이징(北京)과 허베이성 성도 스자좡(石家庄)시, 인근 바오딩(保定)시에 거주하는 남성들이지만 광둥(廣東), 난징(南京) 등 남부지역도 많은 데다 공개하지 않은 전화번호도 많은 것으로 추정돼 중국 전역이 에이즈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나의 인생이 이미 이렇게 망가진 바에야 ‘썩은 명성’이라도 세우기 위해서 이를 폭로한다”고 밝힌 옌은 블로그에서 에이즈 감염 등에 대한 그간의 사정을 자세하게 공개했다.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계부와 살고 있던 옌은 15세 때 의붓아버지로부터 성폭행 당한 뒤 베이징의 한 미용실로 보내졌다. 별다른 학력이 없는 데다 기술조차 없어 미용실과 룸살롱 등을 전전한 옌은 성매매를 시작하면서 하루 10명이 넘는 남성들을 상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옌은 피임도구를 사용하지 않아 임질 등 성병에 여러 차례 걸리는가 하면 수차례 임신중절 수술을 받기도 했다. 어느 날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된 옌은 남성들에 대한 복수를 위해 수백명의 남성들과 무차별적으로 잠자리를 가졌다. 옌은 이 같은 내용이 사실임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신분증과 가족사진은 물론 자신의 나체사진과 400여장에 이르는 성행위 사진·동영상, 279개 전화번호를 블로그에 공개했다.

옌은 블로그에서 “(나에게 에이즈를 옮긴 남자와 같은) 그들을 자유롭고 편하게 살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한 보복심을 나타냈다.

옌의 블로그는 지난 14일 오후 폐쇄됐다. 중국 언론들로부터 확인 전화를 받은 남성들은 대부분 “그런 여자를 알지 못한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베이징의 친구 집에 머물고 있는 옌은 “지금도 나의 에이즈 바이러스를 다른 남자들에게 전염시키고 있다”며 끝없는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