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상

북(北), 정세현·임동원 라인 통해서 정부측과 접촉

daum an 2009. 8. 22. 21:38

북(北), 정세현·임동원 라인 통해서 정부측과 접촉
현인택 통일, 22일 북 조문단 면담…현정부 첫 고위급 회동

 

신영수 기자 /경상조은뉴스

 

 
 
북한 조문단의 21일 서울 방문이 이뤄지는 과정에서는 '김대중평화센터'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모든 연락과 일정조율을 평화센터측에 맡기면서 민간단체인 평화센터가 사실상 '재야(在野) 통일부'로 정부 역할을 대신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19일 평화센터 상임고문과 부이사장을 각각 맡고 있는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앞으로 베이징(북경·北京)을 경유한 팩스를 보내 조문단 파견 의사를 처음 밝혀왔고, 정부측은 정 전 장관을 통해 이 사실을 전해들었다. 북한은 또 조문단이 쓸 서울-평양 간 직통전화 개설 요구도 평화센터를 통해 하는 등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사항까지 모두 평화센터와 '직거래'했다. 이후 홍양호 통일부 차관이 평화센터에 나가 실무협의를 진행했지만, 사실상 평화센터가 일정 등 대부분 사항을 조율하고 정부는 사후 승인하는 양상을 보였다.

21일 국회 빈소 조문 후에도 사절단은 바로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 내의 평화센터로 이동해 센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숙소인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정 전 장관 등은 조문단과 내내 일정을 같이했다. 정부측에서는 조문단의 일정을 묻는 기자들에게 "저쪽(평화센터)하고 다 하고 있는데 저쪽에 가서 물어보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대중평화센터가 이 같은 '정부 아닌 정부'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김 전 대통령 시절 대북관계 업무를 직접 담당하거나 자문하며 북측과 인맥을 쌓은 주요인사들이 모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부이사장인 정 전 장관을 비롯,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국정원장(상임고문),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했던 문정인 연세대 교수(자문위원), 박지원 의원(비서실장) 등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자문위원), 신건 전 국정원장(이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이사), 백학순 세종연구소 실장(자문위원) 등도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