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상

박연차에 구형 하지않은 검찰 '치욕의 날'

daum an 2009. 7. 11. 13:06

박연차에 구형 하지않은 검찰 '치욕의 날'
천하의 잡법, 박연차에 대해 재판은 끝났는데…

 

2009년 7월 7일. 그날은 검찰 치욕의 날로 기억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을 초래한 천하의 잡법, 박연차에 대해 재판은 끝났는데, 검사는 그 사건에 대하여 구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법원은 그게 괜찮다면서 재판을 마쳤다는 것이다.
 
참으로 해괴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도대체 박연차라는 인간이 얼마나 막돼먹은 인간이기에 검찰이 그 앞에서 구형조차 하지 못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다만 이제부터 검찰은 어떤 피고인 앞에서는 구형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쪽팔리고 한심한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하였을 뿐이다. 어지럽다. 참으로 착잡하다. 썩은 벌레를 씹은 느낌이다. 더럽고 치사하고 구역질이 나서 견딜 수가 없다. 유전무죄라는 말을 듣기는 하였지만, “돈 앞에는 구형없다.”“쎈놈 앞에서는 구형없다”는 말을 들어 보지는 못했다. 이제 검찰은 간판을 내리려고 하는가?
 

▲ 노무현 조문객이 쓴 검찰비판    ©브레이크뉴스

박연차, 그 앞에서 많은 정치인들이 무릎을 꿇었다. 미래의 희망이라던 사람들도 우리 정치의 상징적 존재라는 사람들도 돈 앞에서는 무릎을 꿇었다. 대통령의 사모님이라는 분도 돈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그 앞에서는 교태를 부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멀쩡한 사람들도 일단 돈을 받아먹기만 하면 그 때부터 추접스러워지기 마련이다. 그 웃음마저도 왠지 능글맞아 보이고 그 표정도 돈만 생각하는 샤일록처럼 보이기도 한다.
 
검찰은 국민들이 지금 박연차 앞에서 구형도 하지 못하는 그 초라한 모습을 보면서 검찰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반성해야 한다. 판검사라고 하면 그래도 권력과 돈을 앞세우고 거들먹거리는 자들을 잡아넣고 징역을 매기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어서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의 정의를 실현해 주는 사람으로 믿고 있다. 믿고 싶어한다는 것이 정확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국민의 기대를 헌신짝 버리듯이 내팽개친 것이 바로 박연차에 대한 굴욕이다. 어쩌면 판사와 박연차 앞에서 검사는 구형하였던 것이 아니라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명박 정권이 박연차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서민들의 정권에 대한 불신은 바로 이런 것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박근혜가 대통령이라면 최소한 이러한 일은 없으리라고 믿는 국민들이 많다.
 
그동안 검찰은 여러 가지 우여 곡절을 겪었다. 권력의 시녀라고 욕을 먹기도 하였고 정권의 앞잡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안대희 검사장이 정치자금을 수사하면서 국민의 신망을 얻기도 하였고 심지어 팬클럽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법원만큼은 믿지 않지만 이제 검찰의 말을 믿는 국민들도 많이 생겨날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박연차에 대한 구형을 하지 못함으로써 이제 검찰은 국민을 떠났다. 국민은 검찰을 다시 불신하게 되었다. 박연차와 검찰의 관계는 서로 은밀한 비밀을 주고받는 불륜관계(不倫關係)인가? 도대체 언제부터 대한민국 검찰이 구형도 하지 못하게 되었는가? 지금 야당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문제 삼고 있다. 그 수사의 처음이자 마지막은 바로 박연차 회장이다. 그런 사건에 관하여 왜 검찰이 이처럼 비열한 행동을 하였는지 정말이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우선 검찰은 공개적으로 구형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솔직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 재판은 단순히 판사와 검사와 피고인과 변호인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흥정하는 자리가 아니다. 그 재판은 모든 국민이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자리이다. 그 재판의 결과가 앞으로 우리 정치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재판인 것이다. 아마도 그 재판의 의미에 대해서는 검찰 스스로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검찰은 당당하게 가야 한다. 어려울수록 정면으로 당당하게 가야한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기꺼이 책임을 져야 한다. 거창한 이야기이지만 국민과 역사만을 보고 앞만 보고 가야한다.

출처:브레이크뉴스 정인봉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