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에 눈멀어 다리 자른 보험사기범 징역형
이근영 판사 “고의로 자해해 다리 절단 후 거액 보험금 타려해”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헛된 일확천금에 눈이 멀어 자신의 두 다리를 절단해 수 십 억원의 보험금을 타려던 40대 남성이 보험금은커녕 법원에서 보험사기로 유죄판결을 받아 두 다리만 잃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서울북부지법에 따르면 A(49)씨는 2006년 7월 보험대리점 직장을 그만두고 베트남으로 건너갔다. 자신이 지난 6년 동안 보험업에 종사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토대로, 마치 우연한 사고를 위장해 거액의 보험금을 타 한탕 하려는 속셈이었다.
당시 A씨는 국내 13개 보험회사에 총 16건의 보험에 가입돼 있었다.
그런데 A씨가 생각한 것은 두 다리가 잘리는 끔찍한 사고였다. 하지만 한탕에 눈 먼 A씨는 베트남 랑꼬시 하이반 지역에서 철로 위에 자신의 양다리를 올려놓고 열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결국 두 다리가 잘린 A씨는 지나가는 열차에 승차하려다 떨어진 우연한 사고라고 베트남 경찰에게 진술하고 열차사고 사실증명원을 발급받았다.
이후 귀국한 A씨는 보험사들에 총 25억 8000만원 상당의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A씨가 자해사고를 꾸몄다고 판단한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며 오히려 보험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해 A씨는 법정에 서게 됐다.
그러나 A씨는 “사고 당일 숙소로 돌아오던 중 오토바이 사고와 강도를 만나 소지품을 빼앗기고 사고를 겪는 과정에서 수차례 정신을 잃고 도망을 가다가 철로 옆 숲속에서 날이 밝아올 무렵 마침 지나가는 기차를 보고 극도로 겁에 질려 오로지 현장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만 앞서 기차에 올라타기 위해 기차 난간 손잡이를 잡았으나 놓쳐 추락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두 다리가 기차 밑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다리가 절단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 이근영 판사는 유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이 판사는 “베트남 현지 목격자 진술서, 베트남 경찰관 면담내용 등의 증거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주장을 믿기 어렵고, 피고인의 양쪽 다리가 절단된 상해는 피고인의 고의에 의한 자해로 발생한 상해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집행유예와 관련, “피고인의 계획적인 범행 방법이나 수단이 매우 불량하지만, 보험금 청구가 전부 미수에 그쳐 현실적인 이득을 취한 게 없고, 반면 비록 피고인 스스로 자해한 것이지만 앞으로 평생 양쪽 다리를 의족에 의존해 살아가야 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헛된 일확천금에 대한 꿈은 좌절된 채 앞으로 남은 인생을 의족에 의존하는 중증 신체장애자로 살아가야 하는 비참한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신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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