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우리신문]진보논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왜 조국과 유시민 그리고 친문세력 현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뱉는가?과연 진 전 교수는 문 정권에 저격수로 완전체로 변하게 됐다.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아이러니 하다.이에 본 지는 문 정권과 친문세력들에게 강한 독설을 퍼붙고 있는 진 전 교수의 페이스북을 토대로 기사화 하기로 결정했다.서른 여섯 번째로 15일 오후 페이스북에 게재한 "공화국의 이미"라는 제목을 들여봤다.-편집자 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오후 10시 47분 페이스북을 통해 "공화국의 의미"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리면서"경고하는데 이건 정말로 심각한 문제입니다"라며"그런데 정부도, 여당도, 지지자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모양입니다"라고 우려하면서" 제가 보기에 청와대의 운영은 이미 공적 업무(res publica)에서 PK 친문의 이권을 보호해주고 그들의 생존을 보장해주는 사적 업무(res privata)로 전락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페이스북 전문이다.
공화국을 의미하는 ‘리퍼블릭’(republic)은 라틴어 ‘레스 푸블리카’(res publica)에서 유래합니다. 한 마디로 공화국이란 국정이 ‘공적 사안’으로 행해지는 나라라는 뜻이겠지요. 지난 번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많은 분이 뜨악해 했던 것은, 대통령의 발언이 이 공화국의 이념을 훼손했다고 느꼈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이는 문재인이라는 분이 과연 대통령이라는 ‘공직’을 맡기에 과연 적합한 분이었는가 하는 근본적 회의를 갖게 합니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아주 크게 마음에 빚을 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절대로 ‘대통령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말입니다. 조전장관이 겼었다는 “고초”는 법을 어긴 자들에게 당연히 따르는 대가로, 그만이 아니라 법을 어긴 모든 이들이 마땅히 치러야 할 고초이기도 합니다. 법을 어긴 이가 대가를 치렀는데, 국민들이 왜 그에게 ‘마음의 빚’을 져야 합니까? 빚은 외려 그가 국민에게 진 겁니다.
‘공화국’의 대통령은 “마음의 빚을 졌다.”는 말의 주어가 될 수 없습니다. 공화국의 통치는 ‘공적 사안’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적으로 “마음의 빚을 졌다”고 느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기자회견장에 ‘사인’이 아니라 ‘공인’의 자격으로 나온 겁니다. 거기서 사적 감정을 술회하면 안 되죠. 공식석상에서 그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하는 순간 대통령은 ‘공적 사안’(res publica)이어야 할 공화국의 업무를 ‘사적 사안’(res privata)으로 전락시켜 버린 겁니다.
“마음의 빚을 졌다.”는 말에는 ‘우리 사회가 그에게 못할 짓을 했다’는 뜻을 함축합니다. 하지만 조국 일가를 조사하고 기소한 것은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검찰로, 그 기관의 최종 책임자 역시 대통령입니다.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함으로써 대통령 스스로 자신이 책임진 국가행정의 정당성을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공화국의 대통령이라면 사적 감정으로 공적 정의를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공적 정의를 세우기 위해 사적 감정을 버려야 합니다. 그게 공직을 맡는 것의 의미입니다.
하다못해 지방대에서 교수질 제대로 하는 데에도 공과 사의 구별은 필요합디다. 그런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서 공과 사를 분별하지 못한다는 것은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번 청와대의 논평 기억나실 겁니다. 가족 혐의가 20개가 넘고, 본인 혐의가 11개인데, 그게 “궁색하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청와대에서 범죄 혐의자를 옹호하기 위해 헌법기관의 업무를 폄훼합니까? 이 실성한 청와대 논평이 실무자의 실수가 아니라 대통령의 인식을 반영한다는 충격적 사실이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난 거죠.
그 자리에서 대통령은 “초법적”이라는 표현으로 검찰총장을 깎아내렸죠. 법을 지킨 것은 현직 검찰총장이고, 법을 어긴 것은 전직 법무장관입니다. 그런데 친구의 불법에는 “마음의 빚”을 느낀다는 대통령이 그 불법을 적발한 검찰의 행의는 “초법적”이라 부릅니다. 공적 업무여야 할 국정을 완전히 사적 업무로 전락시킨 거죠. 이는 ‘친구’의 자세일지는 몰라도(꼭 그런 것도 아니지만), 결코 좋은 ‘대통령’의 자세는 아니죠.
대통령이라면 공적인 자리에서는 검찰총장을 옹호하고, “마음에 빚을 졌다.”는 얘길랑은 전직 장관에게 사적으로 전화를 걸어서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기자회견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준 태도는 절대 ‘공화국’의 수장이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거기서 그는 국민의 대표자가 아니라, 자기 관리에 실패한 어느 위선자의 ‘친구’, 그 친구가 속한 계파(PK친문)의 이익의 대변인으로 발언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분의 윤리의식과 판단능력이 과연 공직을 맡기에 적합한가?’, 근본적 회의를 갖게 되는 겁니다.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서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경고하는데 이건 정말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정부도, 여당도, 지지자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제가 보기에 청와대의 운영은 이미 공적 업무(res publica)에서 PK 친문의 이권을 보호해주고 그들의 생존을 보장해주는 사적 업무(res privata)로 전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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