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상

홍준표 지사 VS 박종훈 교육감 무상급식 '전쟁'

daum an 2014. 12. 20. 13:48

홍준표 지사,“감사 받아들여도 무상급식 예산 편성하지 않았을 것”

박종훈 교육감,“한 그릇의 밥에는 눈물도, 사랑도, 감동도 담겨 있다  그래서 무상급식, 교육일 수밖에 없다”


무상 급식에 대한 찬반 논란이 여야의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급기야 포플리즘((Populism)에 따른 대결 양상으로 번지면서 서울시에서는 찬반 주민투표로까지 가는 꼴사나운 일이 벌어졌고, 투표인 33.3%참여 미달로 투표자체가 무산되는 안타까운 일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표를 먹고 사는 포플리즘 정치인들이 해결할 방법을 강구하지 않는다.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3일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경남시장·군수협의회에서도 지원 중단을 결의하면서 무상급식 중단 논란은 현실이 되고 있다. 경남도의회는 이달 8일 무상급식과 관련한 경남도의 지원금 257억 원을 삭감하고, 경남도교육청 예산만 통과시켰다. 경남도교육청은 경남도의회를 통과한 급식 예산을 내년 초부터 집중 집행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내년 4월부터 급식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결국 홍준표 경남지사는 7년 동안 이어오던 경남지역 학생들의 무상급식에 대해 "감사와 상관없이 예산 편성하지 않을 것" 이라고 선언했다. 경남도 무상급식이 내년부터 전면 중단 될 위기에 놓였다. 경남도 학부모들과 박종훈 교육감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아이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박 교육감은 “한 그릇의 밥에는 눈물도, 사랑도, 감동도 담겨 있다. 그래서 무상급식은 교육일 수밖에 없다”며 “급식을 위해선 무릎도 꿇겠다”고 말했다. 





“감사 받아들여도 무상급식 예산 편성하지 않았을 것”

홍 지사, 선거 등 정치적 사안 맞물릴 때마다 말 바꿔....


경남도의회가 학교 무상급식 보조금을 삭감하는 것을 포함한 경남도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함에 따라 내년 신학기 학교 급식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경남도의회는 8일 제322회 정례회 5차 본회의를 열어 무상급식과 관련한 경남도의 지원금 257억 원을 삭감하고, 경남도교육청 예산만 통과시켰다. 


야당 의원 반대 토론도 무색하게 새누리당 의원이 절대다수인 도의회 본회의에서는 도청 예결특위 심사 결과가 재석 의원의 89.8%, 도교육청 심사 결과는 재석 의원의 85.7%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두 차례 모두 반대는 야당 의원 단 3표였다.


결국 홍준표 경남지사와 시장·군수들은 내년예산에 급식 지원비를 편성하지 않았다. 경남도교육청은 경남도의회를 통과한 급식 예산을 내년 초부터 집중 집행할 예정인데, 이렇게 내년 신학기에 학부모들이 급식비를 부담해야 하는 등 급식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도교육청은 내년에 경남도와 시·군의 지원금이 끊기면 저소득층 자녀 등을 제외한 경남지역 초·중·고 21만9000명에 대한 무상급식이 4월부터는 어려워 사실상 ‘유상급식’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 11월 3일 도교육청과의 감사논란을 빌미로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선언한지 불과 한 달여 만에 홍 지사의 발언은 현실이 됐다.


홍 지사는 애초부터 무상급식이 탐탁지 않았다. 도교육청과의 감사시비는 단지 빌미를 만들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얼마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이 이런 그의 의중을 대변해준다. 그는 인터뷰에서 “교육청이 감사를 받아들인다 해도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진보 좌파의 무상파티는 이제 경남에서 종식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뷰 내용만 놓고 보면 무상급식 중단도 수단일 뿐 홍 지사의 속내는 진보와 보수 간의 ‘전쟁’에 그 무게가 더 실린다.


사실 홍 지사는 진보와 보수 간의 이념전쟁에 불을 지핀 대가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일찌감치 차기 대권후보로 이름은 올렸지만 여타 잠룡들에 비해 존재감은 미약했다. 그러던 그가 ‘무상급식 저격수’를 자처하면서 일약 중심에 섰다. 무상복지 시리즈에 저항감을 가지고 있는 보수층의 심정적 지지를 제대로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홍 지사 스스로는 차기 대권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그간의 행보만 놓고 보면, 사실 그에게는 아이들 급식이니 경남도민 따위는 별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최종 행선지가 청와대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무상급식에 대한 그간의 행보는 그때그때 달라진다. 정치적인 사안과 맞물려 있을 때마다 말 바꾸기를 밥 먹듯 했다. 아이들 밥그릇이 표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졌다.


2011년 한나라당 대표로 취임했을 때는 무상급식은 세금급식이고 복지포퓰리즘이며, 사회주의식 좌파복지라고 무상급식에 반대했다. 그리고 불과 1년여 만에 또 말을 바꿨다. 2012년 12월 보궐선거에 나서면서 무상급식을 전면 확대했다. 표를 의식한 말 바꾸기란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그리고 당선이 된 다음 바로 다음해인 2013년 11월엔 무상급식 예산을 또 대폭 줄였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공약 파기라고 거세게 반발하자 공약집에서는 없었다는 궤변으로 빠져나가더니 2014년 2월 지역구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또다시 무상급식에 추가 지원을 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다시 도교육청을 상대로 특정 감사를 하겠다고 트집을 잡아 결국 아이들의 밥상을 걷어찼다. 아이들 밥상을 선거판의 거래도구로 사용하다 더 이상 쓸모가 없자 아예 용도 폐기한 셈이다.


이와는 반대로 줄 곳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한목소리만 내는 사람이 있다. 바로 박종훈 교육감이다. 박 교육감의 논리는 간단하다. 바로 무상급식은 단순히 밥을 한 그릇 먹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급식을 위해선 무릎도 꿇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박 경남교육감은 지난 2일 양산 신주중학교에서 열린 학부모와의 대화에서 “한 그릇의 밥에는 눈물도, 사랑도, 감동도 담겨 있다. 그래서 무상급식은 교육일 수밖에 없다”며 무상급식은 단순히 밥을 한 그릇 먹는 것이 아니라 교육임을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과 관련해 “교육감은 도민이 직접 선출한 광역단체장이다. 경남교육청과 경남도는 대등한 사무집행기관이지 상·하급 관계가 아니다”면서 “그동안 경남도는 경상남도 조례에 따라 무상급식과 관련해 학교 방문 지도감독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지난 6일 경남교육청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 선언에 대해 “감사는 급식지원 중단을 위한 핑계였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한 그릇의 밥에는 눈물도, 사랑도, 감동도 담겨 있다 

그래서 무상급식, 교육일 수밖에 없다”


이어 경남도가 지난 2월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를 지난해 수준으로 지원하는 한편 지원 비율을 경남도·지자체 62.5%, 교육청 37.5%로 합의했다가 지난 10월 15일 갑자기 지원 중단 입장을 밝힌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박 교육감은 “음식물쓰레기와 처리비용이 높다고 했는데 실제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은 전국 평균 68%보다 20% 이상 줄어든 48% 증가에 그쳤다”면서 “음식의 맛과 식재료 품질도 전국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급식을 단순한 밥 한 그릇이 아니라 교육적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학교 급식은 고른 식단으로 평생 건강 토대를 구축하고 바른 식습관으로 건강·예절·품성·정서함양, 나눔·베품·우정형성 등 태도 함양, 슬로푸드로 정서 안정과 심성 순화, 폭력 예방을 할 수 있는 교육”이라며 급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상급식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다. 학교 친구들이 함께 먹는 따뜻한 한 끼의 밥을 정치적으로 물들이지 않고 사랑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면서 “나라살림이 어려우면 의논해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 50만 학생들을 위한 교육감으로서, 교육자로서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교육자로서의 양심을 걸고 홍 지사의 독단에 끝까지 맞서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묻어난다. 그렇다고 승리를 장담할 순 없다. 박 교육감 스스로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절실함이 있다. “급식을 위해선 무릎도 꿇겠다”는 그의 비장함이 모든 것을 대변한다. 민심이 박 교육감과 함께하기 이유다.


경남지역 학부모들은 홍 지사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맞서 거리고 나섰다. 거제지역 학부모들은 지난 11일 50여 곳에서 ‘무상급식지키기 동시다발 1인 시위’를 벌였다. 1인 시위는 초, 중, 고등학교와 거제시청, 거제교육지원청 앞에서 진행됐다.


참교육학부모회 거제지회 소속 한 학부모는 “의무교육에 무상급식은 국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라며 “어른들의 돈의 논리, 정치의 논리로 접근하는 차별받는 밥, 차별받는 교육은 올바른 교육이 아니다, 경남도와 거제시의 무상급식예산지원 중단이 반드시 철회되어 우리 아이들에게 상처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상급식지키기 거제운동본부’는 거제지역 10개 시민·학부모단체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 거제지역에서 전면무상급식이 시행중인 학교는 면단위 초, 중, 고등학교와 동 단위 초등학교로 총 48개교다.


‘친환경 무상급식 지키기 경남운동본부’와 경상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20일 오후 1시 창원 만남의 광장에서 ‘우리 아이 밥그릇 지키기 한마음 대행진’을 벌인다.


민심이 움직이다보니 천군만마도 생겼다. 지난 2008년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을 도입한 권정호 전 교육감이다. 권 전 교육감이 무상급식을 도입한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의무교육이기 때문이다.


권 전 교육감은 지난 10일 박 교육감과의 면담 자리에서 무상급식 중단 위기와 관련, “무상급식이 후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 전 교육감은 “초대 주민 직선제 교육감으로 있던 지난 2008년 교육청으로서는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을 도입했다”며 무상급식을 도입한 첫 번째 이유로 의무교육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하 것이었다. 두 번째로 전통음식과 우수 농산물 사용으로 아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과 건강을 길러주기 위한 것이었다. 세 번째 친환경 농산물 계약재배로 지역경제를 지키기 위한 것 이었다”고 무상급식 도입 이유를 밝혔다.


권 전 교육감은 이어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무상급식이 경남교육청과 경상남도의 갈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전제한 뒤 “아이들의 밥값을 앞에 두고 어른들이 돈 내는 문제로 싸우는 것은 학생들 앞에서 부끄러운 일이다. 누가 옳고 그른가를 따지기보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당장 내년 4월부터 경남의 학교 무상급식이 전면 중단될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렇게 전·현직 두 교육감이 버팀목이 되고 있어 지역의 학부모들로서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골수 보수진영의 홍 지사를 선택하면서도 교육수장엔 진보교육감을 선택했다. 두 세력이 한 곳에만 치우치지 말고 적절한 견제와 화합을 통해 지역 발전에 힘을 쏟으라는 주문이다. 경남도민의 이 같은 신의한수가 내년 4월 아이들의 밥상을 지켜낼지 박 교육감의 향후 행보에 340만 도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출처:시사코리아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