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세상

청소년들의 어머니 박일순 할머니

daum an 2009. 6. 22. 23:50

[인터뷰] 청소년들의 어머니 박일순 할머니
39년간 이어온 청소년 사랑~

 

 

 

▲ 박일순 할머니

지난 39년간 반평생 넘게 소외되고 힘든 청소년들 도우며 살아온 박일순(76) 할머니는 “호흡이 멈추는 순간까지 청소년들을 위해 살겠다”며 속내를 내비쳤다.

박일순 할머니는 지난 70년 마산교도소가 회성동으로 이전되었을 때 교도소 입구에서 식당을 운영했다.

신설된 교도소 근처에는 식당이라곤 박 할머니가 운영하는 곳 밖에 없었고, 전화며 TV가 흔치 않던 시절 전화를 이용하기 위해, 또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기 위해 교도소 소장부터 시작하여 말단 직원들. 또 면회자들로 식당이 항상 붐볐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의 아들이 살인을 저질러 마산교도소에 수감되었다.
그 후 박 할머니는 지인의 아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며 9년간 뒷바라지를 했고, 그것이 박 할머니 봉사인생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한다.

이후 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던 해 아들이 광복절특사로 출감하게 되었다.
박 할머니는 “그 아들을 위해 중매를 서서 장가도 보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며 “나를 보면 힘들었던 과거가 회상되어 그런가 보다”며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

박 할머니가 청소년 선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79년 박 할머니의 희생적인 모습을 본 마산중부경찰서에서 ‘청소년 선도 어머니회’를 이끌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부터였다.

슬하에 2남 2녀를 둔 박 할머니는 자녀들을 학교에 등교시킨 후 거리질서 유지와 청소년 선도를 위해 힘썼고, 또 소외되고 어려운 환경에 처해진 청소년들을 발굴해 자비를 털어 도왔다.

박 할머니는 그 당시 남편이 묘목을 키워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넉넉지 않았던 살림에도 70년대 시절 10만원이라는 거액을 쾌척하며, 청소년 사랑에 힘 쏟았다.

앞전에는 역전에서 콩나물을 팔아서 손자를 양육하는 할머니를 찾아가 “손주 잘 키우라”고 말하며 10만원을 건 내주고 왔다고 한다.

박 할머니 집 바로 담장 옆에는 마산 합포고가 있다. 박 할머니는 “일전에 학교 다닐 때 내가 많이 챙겨주고 다독여준 애가 마산시청에 근무하는데 자기 결혼한다고 찾아와서 결혼식장에도 갔었다”며 “이것이 지난 39년 봉사인생의 보람이 아니겠냐”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지금도 박일순 할머니는 합포고 학생들을 보면 차비하라고 용돈을 건 내주며 “말썽피우지 말고 잘 자라서 나라에 큰 일꾼이 되어라”고 말한다고 한다.

출처:경남우리신문 신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