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박퇴진 독재타도'외친 전문시위대 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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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7일 밤 8시40분 서울광장 일대 르포 제2신> 서울광장 시위대 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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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이후 서울 시청 앞이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5월27일 밤 8시 40분경 시청 근처 대한문 앞은 시위시작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현장에서 초를 나눠주는 이들이 있었다. 모여 있는 사람들은 가지각색. 여럿이 함께 나온 여고생도 있었고, 어린 자녀와 함께온 부모도 있었다. 시위 군중 가운데 누군가가 “이명박 퇴진”을 선창했다. 이 선창 이후 “독재타도”를 따라서 외치는 이들이 있었다.
긴 깃대에 “민주세대 386”이라는 깃발을 든 젊은이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었다. 그들은 수건으로 눈 아래를 가렸다. '이명박 퇴진 독재타도'의 시위 구호가 등장한 것으로 봐 사실상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는 게 맞는 말이다. 몸싸움을 할 단계는 아니고, 그저 구호만을 외치면서 시위 분위기를 고조시키거나 조율하고 있는 정도 였다. 자살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현장이 서서히 시위로 변질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 밤 8시 40분경의 서울 광장. ©브레이크뉴스 | |
▲ 군중은 명박퇴진을 외쳐 일치감치 반정부시위로 변질되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 |
▲ 여고생들도 눈에 띄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내용과 무관) ©브레이크뉴스 | |
이명박 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 대책위원회 이름으로 인쇄된 타블로이드판 선전지가 여기저기 뿌려지고 있었다. 이 선전지는 “더 이상 죽을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이 달려 있었다. 이 선전지는 “우리는 그의 죽음이 정치적 타살임을 알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독립을 시켜 주었던 그 검찰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권력의 주구가 되어 대통령 이었던 그 조차도 잔인하게 물어뜯었습니다”면서 “이제 이명박 정권에서 죽거나 죽은 듯이 살아가는 길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 모두 일어나 이명박 정권에 맞서서 민주주의를 외치는 길에 설 것인가 중에서 위리는 결단해야 합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선전지 하단에는 5.30범국민대회를 알리는 광고도 실려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가 아직 끝나지 않은 추모기간이라서인지 시위대는 과격성을 내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5.30 범국민대회를 부각하는 선전물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뿌려지고 있었다.
시위는 시위꾼들에 의해 매일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이명박 정권에게 취임초기의 촛불시위 같은 정치적 위기의 시간이 오고 있는 것인가?
추모문구를 적을 수 있게 제작된 조문용 메모지에는 순수한 추모문구가 아닌 과격한 정치구호가 이미 등장돼 있다. “못 참겠다, 갈아엎자”라는 문구는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이명박 정권을 끝장내자는 과격한 구호가 아닌가?
▲ 반정부 구호가 본격 등장했다. ©브레이크뉴스 | |
▲ 날씨가 더운데 왜 를.... ©브레이크뉴스 | |
▲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전문 시위대가 등장했다. ©브레이크뉴스 | |
▲ 전경들이 몸으로 막고 서 있다. ©브레이크뉴스 | |
시위 현장에서 만난, 필자가 알고 지낸 한 정치평론가는 “전문 시위대들은 이번 기회에 이명박 정권을 무너뜨리려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단체가 시위를 이끌어갈지 모르나 그 시위대가 현 정권을 무너뜨릴만한 동력을 만들어낼 수 없고, 시위를 뒤에서 도와줄 배후의 정치 거물이 없고, 호남 사람들이 김대중 정권이후 정치적 한을 풀어 시위에 앞장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더군다나 대한민국은 정치적 민도가 극도로 높아져, 군사 쿠데타 같은 반헌정적인 일도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현 정부에 저항했기 때문에 시위는 불가피할 것이고, 과격시위로 인한 사회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최루탄도 자연스럽게 등장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광장 주변, 서울시청 전철역 12번 출구 주변의 밤은 더욱 깊어 갔다. 밤이 깊어지면 어둠도 깊어질 것이다. <제3신 계속>
출처:브레이크뉴스 문일석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