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세상

한국판 미키마우스 만들기 닻 올렸다

daum an 2009. 5. 9. 21:26

한국판 미키마우스 만들기 닻 올렸다
6개 콘텐츠 관련기관 통합 ‘한국콘텐츠진흥원’ 개원

 

기획 취재팀 /시사우리신문

 

바야흐로 ‘원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 시대다. 하나의 소재(one source)가 다양한 상품(multi-use)으로 개발, 배급될 경우 시장에서의 시너지 효과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 한 마디로 잘 만들어진 콘텐츠 하나가 여러 사람 먹여 살리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콘텐츠 산업의 특성을 감안, 정부는 그동안 여러 개로 흩어져있던 콘텐츠 관련 기관을 한 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창출, 2012년까지 한국을 ‘5대 콘텐츠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7일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개원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바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통합기구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출범 배경과 앞으로의 비전, 과제 등에 대해 짚어봤다.

 
 □ 한국엔 왜 미키마우스가 없나?

문화콘텐츠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항상 따라붙는 말이 있다. ‘왜 우리나라에는 미키마우스와 같은 캐릭터가 없나’

세계적인 캐릭터 미키마우스는 애니메이션의 소재로 쓰이는가 하면 영화나 게임 캐릭터 상품, 음악, 예술, 출판 등 다방면에 활용,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원 소스 멀티 유스’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원소스 멀티유스’ 시대에 만화나 게임, 영화, 방송 등의 장르 구분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콘텐츠가 자기 장르에서만 소비되어서는 경제성과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게 된 것이다.  

근래에는 창구효과가 큰 문화산업의 특성에 맞춰 아예 기획 단계부터 영화·게임·애니메이션·캐릭터 등을 망라하는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여 그 효과의 극대화를 꾀하는 추세다.

 

국산캐릭터 ‘뽀로로’
국산캐릭터 ‘뽀로로’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은 지난해 17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해외에서 이미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3년, 유아용 TV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한 국산 캐릭터 ‘뽀로로’는 연간 2500억 원의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원소스 멀티유스’를 실현할 킬러 콘텐츠 생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분야별로 흩어져 통합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조직 운영의 문제가 크게 지적돼 왔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콘텐츠 관련 기관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한국게임산업진흥원, 문화콘텐츠센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디지털콘텐츠사업단 등으로 분리·운영돼 왔다.    

각 기관들은 문화콘텐츠와 게임, 방송영상 등 각각 고유의 역할을 맡아서 일을 해왔지만 콘텐츠 시장이 넓어지고 융합형 콘텐츠가 생겨나면서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업무 수행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그동안 분야별로 흩어져있던 콘텐츠 관련 기관을 한 군데로 모으는 통합 작업에 돌입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월 한국콘텐츠진흥원 설립을 골자로 한 문화산업진흥기본법 개정안 공표에 맞춰 설립위원회를 발족하고 구체적인 출범 작업에 착수, 드디어 7일 국내 콘텐츠를 총괄하는 단일 기구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출범을 맞게 된 것이다.

 

7일 오후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개원행사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홍보대사 배우 김윤진 등 참석자들이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상징물 제막식을 하고 있다. <사진 : 문화체육관광부 전소향>
7일 오후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개원행사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홍보대사 배우 김윤진 등 참석자들이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상징물 제막식을 하고 있다. <사진 : 문화체육관광부 전소향>
 

□ 콘텐츠 기관 통합의 시너지 효과

 

콘텐츠진흥원 CI
    콘텐츠진흥원 CI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탄생하면서 게임, 방송 등 현재 주력 콘텐츠는 물론 융합형 콘텐츠 전 분야에 대한 산업 육성 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그동안 게임이나 방송영상, 문화 콘텐츠 등으로 나뉘어 있던 부분을 통합하면서 물적, 인적 자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됐고, 핵심 부문에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됐다.

개원식에서 이재웅 초대원장은 “문화콘텐츠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며, “기관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 출범한 콘텐츠진흥원은 ‘6본부-1실-1센터-2단’으로 구성됐으며, 6개의 본부는 각각 ▲경영기획 ▲방송영상 ▲게임산업 ▲전략콘텐츠 ▲문화기술 ▲인력양성 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콘텐츠진흥원은 앞으로 6대 중점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내수 시장 활성화와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 지원으로 콘텐츠 산업 진흥의 ‘새로운 판’을 실현하고  ▲융합 콘텐츠, 1인 창조 기업 등의 육성을 통해 콘텐츠를 창조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선도하며, ▲콘텐츠의 기획부터 개발, 상품화 단계까지 특화된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산학연계를 통한 전문인력 양성 및 일자리 창출 ▲ 콘텐츠 세계화 전략 구축 ▲ 콘텐츠의 날 제정 등으로 콘텐츠를 통한 국민복지 실현 등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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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생산과 유통, 소비 등 시장 전반의 기능 촉진을 위한 현장 밀착형 지원사업을 중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업 담당제 운영, ‘콘텐츠의 날’ 제정, ‘콘텐츠 이용보호센터’ 운영, ‘장르별 전문전시장(상설)’ 운영 등을 통해 새로운 융합 콘텐츠시장을 창출하고 외교, 관광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콘텐츠산업의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콘텐츠 개발 전문회사 같은 콘텐츠 전문기업을 육성해 체질을 강화하고, 콘텐츠 산업의 창작기반이 되는 스토리텔링에 강한 인재 양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콘텐츠 산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하고, 오는 2013년까지 4100억 원을 투입, 콘텐츠 핵심기반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천명했다.  

또 글로벌 콘텐츠 시장화를 목표로 정부는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산업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원소스 멀티유스 킬러 콘텐츠 생산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미디어융합에 따른 결합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통신사, 방송사, 인터넷 포털사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콘텐츠 사업에 대거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선진국들도 콘텐츠 산업에 적극 뛰어들어 국내 콘텐츠 산업의 체질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개막식에서 축사하고 있는 유인촌 장관
유인촌 장관은 2012년까지 한국을 ‘5대 콘텐츠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사진 : 문화체육관광부 전소향>
 
 □ 지금부터 기초 잘 다져야

콘텐츠 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다. 지금 그 기초를 어떻게 다지느냐에 따라 미래 대한민국 경쟁력의 판도가 달라진다. 그런 만큼 새로 출범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우선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 창출이라는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단순한 합치기를 넘어 장르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장르 간 소통을 넓히는 데 주력해야 한다.  

콘텐츠 5대 강국, 일자리 창출도 결국은 어떤 콘텐츠를 개발해서, 얼마나 다양한 장르에 활용해 ‘시너지효과’를 최대한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재웅 신임 원장은 “만화 영화 방송 게임 뉴미디어 등 장르별 콘텐츠 진흥기관이 합쳐진 곳이므로 장르 특성을 살리고 장르 간 소통을 넓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콘텐츠 진흥 기관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콘텐츠가 일자리 창출과 수출 진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콘텐츠 관련 업체를 ‘지원 대상’이 아닌 ‘고객’으로 여기도록 직원들의 마인드부터 바꿔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