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상

盧, 새벽 2시 10분 ‘집으로’

daum an 2009. 5. 1. 21:30

盧, 새벽 2시 10분 ‘집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모두 마치고 1일 새벽 2시 10분 서초동을 떠나 집으로 향했다.

노 전 대통령은 오후 1시20분경 대검찰청에 도착해 7층 중수부장실에서 10분간 티타임을 가졌다. 이후 1120호 특별 조사실로 안내된 노 전 대통령은 주임검사인 우병우 대검 중수1과장과 함께 짤막한 담소를 나누며 담배 한 대를 태웠다.

본격적인 검찰 조사는 이날 오후 1시45분부터 시작했으며, 총 10시간에 걸쳐 밤 11시 20분까지 진행됐다. 수사중간 두 차례 10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6시 반부터 7시 반까지 1시간가량 저녁식사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조사 시간은 8시간이 조금 넘는다.

조사가 끝난 후 3시간 가까이 피의자 신문조서를 검토한 노 전 대통령은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왔으며, 대검 현관에서 기다리던 취재진들의 질문에 “최선을 다해 받았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리곤 곧 바로 청와대 경호처에서 제공한 버스에 올라 봉하마을로 향했다.

일단 검찰은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됐다는 자평을 내놓았다. 검찰 신문 사항에 ‘맞다’, ‘아니다’, ‘모르겠다’라고 단답형으로 답했지만,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진 않은 것으로 검찰은 밝혔다.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브리핑에서 “검찰이 증거 자료를 제시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상세히 검토한 뒤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요 신문 내용인 100만 달러 의혹과 500만 달러 의혹 등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인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준비한 신문 중에 가장 먼저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한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는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재임기간 중에 로비한 경남은행 인수 시도나 베트남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수주 등이 모두 노 전 대통령 직무 범위 안에 있다고 판단하고 노 전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하기 위한 근거 마련이라는 분석이다.

이후 100만 달러에 관한 의혹 수사는 비교적 빨리 끝났다. 저녁 식사 전에 마무리된 이에 관한 수사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빚을 갚기 위해 박 회장으로부터 100만 달러를 받은 부분으로, 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돈 받은 사실을 몰랐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어서 정상문 전 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 주려고 모아둔 돈이라고 밝혔던 청와대 특수활동비 12억 5,000만 원 횡령 혐의에 대해서 조사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당연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나 노 전 대통령은 인지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았던 노 전 대통령과 박연차 회장의 대질 신문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홍 기획관은 10시 브리핑에서 11시쯤부터 대질 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박 회장은 원한 반면에 노 전 대통령이 거부해 실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이 같은 발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응할 수밖에 없는 모양새를 취하기 위해 사전 동의 없이 대질 신문을 결정하고 언론에 알린 것으로 보이며, 노 전 대통령이 100만 달러와 500만 달러 의혹에 대한 검찰 신문에 대체로 부인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이 대면해 악수까지 나눴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이 박 회장과의 대질 신문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고 시간이 너무 늦었다”는 이유로 대질 신문을 거부했다며 아쉽다고 덧붙였다.

홍 기획관은 또 권양숙 여사에 대한 추가 소환 의사까지 밝히며 노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검찰은 그동안 권양숙 여사에 대한 재소환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으나, 박 회장에게 받은 100만 달러와 관련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검찰에 다시 나와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홍 기획관은 이와 관련해 권 여사에 대한 소환 일정을 잡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 조사에서 소화가 되면 권 여사 조사를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의미 있는 말을 했다. 검찰은 권양숙 여사가 박 회장에게서 받은 100만 달러 가운데 30만 달러 정도를 노건호 씨에게 유학 자금으로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홍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 처리 시기와 수위에 대해 “며칠 걸릴 것”이라고 말해 이번 주말 이후인 다음주 월요일 또는 수요일 경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불구속 처리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는 대부분의 언론 보도에 대해서 검찰은 사실과 다르다며 “구속이다 불구속이다 아직 방침 같은 것은 정해진 것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과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 약간의 물리적 충돌을 빚어졌다. 경찰은 밤 9시 넘어서까지 대검찰청 정문 맞은편에 남아 촛불집회를 열던 노사모 회원 100여 명에게 세 차례 해산을 경고했으나 참가자들은 이를 거부했다.

불법 집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경찰은 강제 해산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 노사모 회원 일부를 강제 연행했다. 참가자들은 노 전 대통령이 조사를 다 받고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겠며 거세게 항의했다. 집회에는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강기정 의원, 영화배우 명계남 씨도 참석했다.
출처:프리덤뉴스 백승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