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세상

<2010WC예선>남아공 향해 달리는 남북축구, 상암벌서 '맞짱'

daum an 2009. 4. 1. 11:11

<2010WC예선>남아공 향해 달리는 남북축구, 상암벌서 '맞짱'
피겨의 여왕 김연아, 아시아 예선 한국·북한전 관전

 

기사제공/뉴시스

 

▲ 뉴시스(http://www.newsis.com)

【서울=뉴시스】
긴 인연의 실타래에 묶인 남과 북이 상암벌에서 다시 만났다.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에서 나란히 1, 2위를 기록 중인 한국과 북한이 오는 29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현재 3승1무1패 승점 10으로 B조 선두에 올라 1966잉글랜드월드컵 이후 44년 만의 세계무대 진출을 노리는 북한이나, 2승2무 승점 8로 뒤를 쫓고 있는 한국 모두 이번 대결에서의 승리가 사실상 월드컵 본선행을 거의 확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이다.

 또한 북한 당국의 미사일 발사계획 공표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북한 선수단이 서울을 방문, 경기를 치르는 점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야구 대표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피겨요정' 김연아가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인 207.71점을 따내며 우승한 상황에서 북한전에 나서는 축구 대표팀의 어깨도 이전에 비해 무거워진 상황이다.

현재 최종예선 B조에서는 북한이 3승1무1패 승점 10으로 한경기를 덜 치른 한국(2승2무 승점 8)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과 북한 모두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직행 티켓 사정권에 들어 있어 사상최초로 남북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만큼 높은 상황.

허정무 감독은 이번 북한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짓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지난 2007년 12월 부임한 허 감독은 2008년 2월 중국 충칭에서 열린 2008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2차전(1-1)을 시작으로 월드컵 3차예선(0-0. 0-0), 최종예선 1차전(1-1) 등 북한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무승부로 고개를 숙였다.

부임 이후 세대교체와 전술변화 등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9년 만의 승리(2-0)를 따내고 지옥의 이란 원정을 무승부(1-1)로 이끄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북한전 만큼은 힘을 쓰지 못했다.

북한과의 역대전적에서 13전 5승7무1패의 기록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의 모습은 대동소이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5번째 맞대결에서 나설 허정무호의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올초 해외진출을 선언한 뒤 둥지를 찾지 못한 이근호(24)는 지난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몸이 덜 만들어진 모습을 드러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허 감독은 그동안 이근호와 정성훈(30. 부산) 투톱을 내세운 '빅 앤 스몰' 공격조합을 내세웠지만, 이번 북한전에도 과연 이 조합을 들고 나올 수 있을지 의심되는 부분이다.

경고누적으로 북한전에 출전할 수 없는 김정우(27. 성남) 대신 활용할 계획이었던 '한국인 6호 프리미어리거' 조원희(26. 위건)는 이라크전에서 오른쪽 허벅지를 다쳐 북한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라크전에서 자책골을 헌납한 중앙수비수 황재원(28. 포항)은 파트너 강민수(23. 제주)와의 호흡이 원활하지 못했고, 또다른 중앙수비 자원 이정수(29. 교토)는 허리 통증이 있어 북한전 출전을 자신할 수 없다.

허 감독은 주장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해 '쌍용' 기성용(20), 이청용(21. 이상 서울), 박주영(24. 모나코), 이영표(32. 도르트문트) 등 기존 주전을 비롯해 배기종(26), 박현범(23. 이상 수원), 김치우(26. 서울)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4-4-2 포메이션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허 감독은 좌우 측면 미드필더의 스피드 및 포지션 변화를 통해 북한 수비진을 허문 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세트플레이로 북한 골문을 열어 지난 4차례 맞대결 무승부의 기억과 1993년 카타르 도하에서 가진 1994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승리(3-0) 이후 16년 만의 남북전 승리까지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김정훈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최종예선 최근 2경기에서 사우디(1-0), 아랍에미리트(UAE. 2-0)를 연파한 여세를 몰아 서울원정에서 이변을 노리고 있다.

'인민루니' 정대세(25.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축으로 홍영조(27. FK로스토프), 문인국(31. 4.25), 안영학(31. 수원), 박남철(24. 4.25) 등을 2선에 배치한 북한은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전형적인 전술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장기간 손발을 맞춰온 조직력이 더욱 날카로워져 그 위력을 더하는 모습이다.

지난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했던 북한은 이번 한국에서 최소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이란, 사우디와의 남은 2경기를 잘 치러낼 경우 44년 만의 세계무대 도전에 성공할 수 있어 이번 맞대결에 사력을 다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김연아가 4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를 관전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외나무다리에서 북한과 다시 마주한 허 감독과 대표팀이 과연 이번 맞대결에서 그토록 원하던 승리를 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