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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SOS 24' 방영 이후 환경수도 창원시 이미지 '실추'

daum an 2008. 12. 18. 23:27

'긴급출동 SOS 24' 방영 이후 환경수도 창원시 이미지 '실추'
박완수 창원시장 공든탑 '와르르' 재임 행보에 '제동 걸릴까?'

 

신석철 기자

 

창원시가 세계일류 도시를 지향하며 추진해온 공영자전거 누비자와 전국 최대의 장애인 복지타운 등의 빛나는 공적들이 '긴급출동 SOS 24' 보도 이후 한 순간에 무너졌다. 

 

 

지난 16일 밤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 24'(이하 'SOS')에서는 창원시 웅남동의 일흔을 넘긴 나이에 노예처럼 일하는 김태수 할아버지(73)의 사연을 공개했다.

노예할아버지의 사연이 공개돼 보는 이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동시에 많은 시청자의 분노의 목소리도 빗발치고 있다. 홀쭉하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하루 종일 풀베기와 목장 일을 하는 김 할아버지는 장가도 못 가고, 40년을 주인의 밑에서 이렇게 살아왔다고 한다.

그는 “다른 사람과 말도 해서는 안 된다”며 “주인이 일을 안 한다고 뭐라 한다”면서 'SOS'제작진의 도움도 마다하고 묵묵히 풀을 베고 나르고를 반복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식사다. 과한 노동 사이에 먹는 음식이라고는 고작 점심 도시락이 전부. 그마저도 밥 한 덩어리와 김치 조각 몇 개였다.

 

 

벌판이라 소변 볼 곳이 마땅치 않다며 물도 마시지 않는 할아버지. 그는 '주인'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누군가 지켜보고 있음을 눈치 챈 주인 측은 할아버지를 어디로 빼돌리고 주인집을 찾아간 제작진에 달랑 “외출했다”는 말만 던졌다. 추적결과 목장 여주인이 촬영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할아버지를 급하게 복지 시설에 입소시킨 것.  

복지시설에서 다시 제작진과 만난 할아버지는 “병원에 가는 줄 알고 따라왔는데 여기였다”며 급여도 받지 못하고 일만 했음을 밝혔다. 복지 시설의 직원에 따르면 들어올 때 옷들은 곰팡이가 끼어 있었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여주인은 할아버지 수급비(천만원) 대부분을 할아버지 치료비로 썼다고 했으나 조사 결과 할아버지 치료비는 300만원 밖에 안 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여주인은 할아버지의 임금을 줄 수 없다고 소리 치기까지 했다.

창원시청 복지 담당 공무원은 “양로 시설에 입소했다. 수급비는 지금 신청중이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만 늘어놓았다.

이날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들 사이에 분노의 여론이 들끓고 있어 ‘분명한 인권 말살’, ‘담당 공무원과 복지사를 직무 유기로 처벌하라’ 등의 의견들이 창원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오며 ‘노예 할아버지’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한편 창원시청 게시판을 찾은 누리꾼들 중 한명은 "전 서울에서 살고 있는 시민입니다. 예전에 창원에 가본 적이 있는데 참 깨끗한 도시란 이미지가 있었지요... 하지만 이젠 부정적 이미지의 공무원과 부정적인 창원이란 도시의 이미지만 떠오르겠군요. 시장님!! 부디 담당공무원과 복지사의 뼈저린 반성이 절실히 필요하리란 생각이 드는군요. 할아버지를 보고 가슴이 많이 아파 여기까지 와서 몇 자 적어봅니다. 사람이란 탈을 쓰고 그렇게 살지는 맙시다!"라며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시민은 "그 복지사 뿐만 아니라 주인도 같이 엄중 문책하세요. 우리는 복지사만 처벌 받는것 원치 안아요. 주인아주머니랑 주인아저씨랑 그 아들 다!!!! 흐지부지 넘어가지 말고 바른 처벌 부탁드려요. 이때만 잠시 욕먹고 넘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거 같은데 우리나라 냄비근성 사실이지만 시청자들 이번에 진짜 화났어요. 우습게보지 말란 얘깁니다! 네티즌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구요!"라며 분개했다.

또 한 누리꾼은 "sos 잘 보았습니다. 비록 창원시민은 아니지만 창원에 대해서는 많은 좋은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깨끗한 도시.. 만났던 사람들도 좋았구요... 하지만 이젠 싫어지네요.. 아뇨.. 싫어 할 겁니다. 왜냐구요? 창원시니까요.. 창원시의 복지사, 그리고 그 공무원 정말 너무 웃기네요. 국민의 혈세로 그런 사람들 월급 줘야 하고.. 어제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도 후회했던 밤입니다.. 왜냐구요? 그 비정한 주인아줌마보다도 더 비정한 공무원과 복지사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정말 공무원 교육 잘 시켜주십시오.. 이게 진정 창원시의 공무원의 모습은 아니겠지요."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 ‘섬김이 대상’ 대통령상 수상이라는 빛나는 영광을 얻은 박완수 창원시장이 그동안 공들였던 공영자전거 누비자와 전국 최대의 장애인 복지타운 추진 등 많은 업적들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 아니냐”며 “재임을 바라보는 창원시장의 행보에 제동이 걸린 것 같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