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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관광정보지’를 왜 부산에서 제작했을 까(?)‘

daum an 2010. 8. 16. 00:30

도 공무원, “경남업체 수준이 미치지 못해..”
환경오염 주범인 코팅지 사용 비난 자초

 

 

“경남도는 지역 업체를 보호하고 지원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업체를 보호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각종 공사나 물품 구매를 지역업체를 우선으로 하는 조례나 훈령을 제정해 실행에 옮기고 있는 가운데, 경남도가 부산업체에 관광홍보 책자 발행을 의뢰해 지방자치시대에 역행하고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이란 처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달 16일자로 각 시도 담당관과 전국 시군구청장, 전국여행업회원사, 전국 주요호텔 및 여행사, 주요 은행지점 등지에 경남관광정보지 ‘feel경남 2010 여름호’를 우송했다. 경남관광정보지는 A4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최고급 아트지 52쪽 분량으로 1만부가 발행됐으며, 제작비는 3천500만원으로 1부당 3500원이 소요됐다. 


그런데 정보지를 받아 본 도내 은행과 여행사 등 관계자는 한결같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겉봉투 발송처는 경상남도로 인쇄되어 있는 데 우체국 소인은 ‘동부산 우체국’으로 찍혀 있었던 것. 익명을 요구한 은행 직원과 여행사 관계자는 “관광정보지를 상세히 살펴보니 제작과 편집을 부산의 모 업체가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남 지역에도 이 정도 수준의 관광정보지를 제작할 수 있는 업체가 한 두 곳이 아닐 텐데, 왜 부산 업체에 발주했는지 알 수 없다”며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또한, 저탄소 저비용 정책에도 역행한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책자의 겉표지가 코팅 처리된 재질로 재활용이 불가능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중앙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가급적이면 사용을 자제하는 재질이다. 이명박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중앙부처를 대형 및 공공건물의 실내 온도를 일정기준으로 정하고 단속까지 하고 있는 판에 모범이 되어야 할 경남도가 환경오염의 주범인 코팅지를 사용한 것 역시 정부의 시책이나 국민의 정서와 반하는 것이다.


이에 경남도 관광진흥과 공무원은 “지난 5월 경남과 부산에서 응모한 3개 업체를 대학교수와 디자인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가장 우수한 업체를 선정했다”면서 “경남업체의 성적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발행된 책자 내용이 일반 홍보지와는 다르지 않느냐”며 “이 정도 수준을 경남에서 미치지 못했다”며 부산업체가 발행한 정보지를 침이 마르도록 극찬했다. 울산경남인쇄정보 조합 신상식 상무는 “이런 식이면 지역 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다”며 “진상을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경남도청 공무원의 복무도 한 여름 낮 기온 만큼이나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의문도 든다. 경남관광정보지와 관련해 추가 확인을 위해 지난 29일 오전 11시 51분,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여직원은 “점심식사하러 갔으니 오후 1시 이후에 전화를 다시 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2~3분 뒤 재차 연결을 시도했으나, 그 여직원마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수화기에는 “담당자와 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화요금이 부과되지 않는 다”는 안내메세지만 들려나왔다. 오후 1시 10분 연결된 담당공무원은 “지역 업체에 우선해 발주하라는 조례도 없고 규정도 없다”며 “이런 걸 보도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점심식사 시간이 10분이나 남았음에도 도지사 교체기라 그런지 공무원의 복무기강 또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수준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