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세상

대화는 기술이다.

daum an 2010. 4. 11. 18:26

대화는 기술이다.

사) 한자녀 더 갖기 운동연합 울산 본부장  오 정 숙


우리 주변에는 말 잘 하는 사람이 많다.

아는 것도 많고, 자기주장도 분명하고, 논리가 정연하다.

말은 의사 전달의 의미가 강해서 남의 생각이나 상황에 상관없이 일방통행적인 관계를 만든다.  

우리 사회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이다.

인간관계를 만들 때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대화이다.

우리는 말을 배우면서부터 부모님과 대화 하는 법을 배웠지만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얼마 전 어떤 가게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학교수업을 마치고 제시간에 집에 오지 않는다고 잔뜩 화가 난 엄마가 고등학교 2학년 딸아이에게 전화를 하고 있었다.  

전화내용을 들으니 엄마는 일일이 옳은 말을 하고 있었다.

학교수업을 마치면 집으로 와야 하고, 친구랑 놀 일이 있으면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학원에도 가기 싫다고 하여 가라고하지 않았으면 집에 와서 공부를 하여야 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빨리 가게로 오라는 호통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었다.  

곧이어 도착한 딸에게 엄마는 계속해서 말을 하였다. 조금 전에 했던 이야기 들이었다.

딸은 엄마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얼굴가득 불만 담은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연설을 마치고 “집에 가서 밥 먹고 공부하라”는 마지막 명령에 딸은 “그런 말 하려고 가게까지 오라고 했냐?” 면서 소리를 지르고 나가 버렸다.  

엄마의 하소연을 들어보니 한번 두 번도 아니고 반복되는 아이의 방황(?)은 타이르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선 것 같았다.  

그러나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유도 묻지 않고 쉴 새 없이 솓 아내는 엄마의 말은, 외울 수 있을 만큼 계속 들어 온 말이어서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고 대답하고 싶지도 않았을 것 같다.  

엄마에게 아이가 왜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기가 싫은지? 엄마가 싫어하는 친구 집에 왜 계속 가는지? 엄마에게 왜 거짓말을 하는지? 아느냐고 했더니 말을 하지 않으니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니 더 답답하다고 했다.  

이미 대화가 끊어지고 서로 불만만 쌓인 관계가 되어 있었다.

아이 말을 들어 보아야 아이 마음을 알 수 있고 대책을 세울 수가 있으니 아이가 무슨 얘기를 하든 그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들어 주고, 엄마의 답답한 마음을 엄마생각이라면서 아이에게 그대로 말이라도 해 보라고 했다.  

엄마가 먼저 변해야 아이가 변할 거라는 간섭을 하고는 약간은 씁쓸한 마음으로 가게를 나섰다.

꼬인 문제들이 한꺼번에 풀리지는 않겠지만 노력하고 마음을 비우면 해결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대화는 기술이다.

자동차를 운전 할 때 이론을 알고 있다고 운전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훈련을 통해 운전기술을 몸에 익혀야 운전을 잘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화도 대화의 기술을 몸에 익혀서 상황에 따른 대화가 본능같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와야 비로소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잘 들어주는 것은 가장중요한 대화의 기술 이다. 

몸짓으로 55%의 의사전달을 할 수가 있다고 한다. 상대방과 눈을 맞추면서 몸으로 말을 들어주고, 내용을 깊이 공감해주는 경청기술을 65%정도만 사용할 수 있으면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론은 간단하지만 기술을 익히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대화의 기술을 잘 익혀서 인간관계의 달인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