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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이 남긴 교훈...양치기 소년

daum an 2010. 4. 8. 17:39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3일 실종자 인명구조와 수색작업을 중단하고 4일부터 인양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족협의회 이정국(39)대표는 3일 밤 경기도 평택 제2함대 사령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더이상의 인명구조와 수색작업을 포기하고 해군당국에게 이미 수색작업을 중단해달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선 “현재 선체의 내부가 피폭의 충격과 바닷물의 유입으로 인해 매우 위험한 상태”라면서 “생환에 대한 기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안으로 잠수요원이 진입할 경우 희생이 우려되기 때문에 더이상 선체내부에 대한 진입을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친 유가족들이 어려운 판단을 내린 것이다.
 
자신들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더 이상 국 당국의 조작으로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뜻에서 내린 결론이다.
 
군이 발표한 천안함의 정확한 사고 발생시각이 계속 수정되면서 이번 사건의 의혹을 키운 것이다.
 
수색 요원이 순직하고 민간어선이 다시 침몰하는 악순환의 반복된 원인도 군의 말 바꾸기에서 비롯됐다.
 
국방부가 발표한 천안암 침몰 사고발생 시간은 지난달 26일 오후 9시 45분부터 무려 6번이나 번복됐다.
 
다음날인 27일 국방부는 오후 9시 45분으로 정정하고, 28일 김태영 국방장관은 국회 국방위에서 오후 9시 25분이라고 사고발생시간을 발표했다.
 
이쯤 되면 '양치기 소년보다 더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그 효과(?)로 모두 국방부에 의혹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후 같은달 28일 국방부는 사고발생 시간을 오후 9시 30분이 맞다고 다시 주장, 국방장관의 말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번복해 버렸다.
 
아니, 국방부와 국방부 장관의 말이 다르게 발표된 것이다.
 
누굴 믿어라는 것인지, 국민의 의혹은 증폭되면서 언론사들은 앞다퉈 가상기나리오를 제 각각 보도하기에 이른다.
 
지난 1일 오후 국방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진파를 근거로 사고발생시간을 오후 9시 22분으로 또다시 번복했다.
 
언론에선 앞다퉈 민간연구소나 전직 요원들을 내세워 추정시간의 신빙성이 없음을 알리고 또 가상시나리오 보도에 열을 올린다.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번복되는 사고발생 시간과 군 당국의 앞 뒤가 맞지 않는 설명에 잇딴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희생자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해양경찰청의 상황일지가 모 언론사를 통해 공개되면서 오후 9시 15분이라는 시간과 천안함 실종자 통화가 오후 9시 16분경으로 드러나면서 군 당국이 늦장대응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제 정확한 사실을 공개 범위 내에서 밝혀야 하고, 그것이 희생자들을 위한 최선임을 깨달아야 한다.
 
많은 인명사고가 났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망자는 말이 없다. 이어지는 추모식이 언제쯤 끝날런지..., 비통한 유가족의 마음을 누가 달래 줄런지..., 이들을 위해서라고 군 당국이 꼭 진실을 말해 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