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유학 생활 중 북한 대남공작부서 '35호실'에 포섭된 후, 귀국하여 엘리트층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17년간 각종군사기밀 등을 북한에 넘겨준 '간첩 대학강사' 이모씨(남, 37세)를 검찰이 27일 구속 기소했디.
수원지방검찰청(검사장 박영렬)과 국가정보원이 30일날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이모씨는 92년 10월 인도 델리대학 람자스 칼리지 정치학과에서 유학 중 북 대남공작부서 35호실 공작원 리진우에 의해 포섭되어 93년 6월, 94년 6월 2차례에 걸쳐 밀입북해 조선노동당에 가입하고 1997. 7월부터 2009. 2월까지 중국, 캄보디아, 싱가포르, 태국 등지에서 9차례 리진우와 만나 군사기밀 탐지 지령을 받아 육군 작전교범, 군부대 위치를 북 공작원에게 전달하고, 공작금 총 5만 600불(한화 약 6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 됐다.
이씨가 포섭된 ‘35호실’은 조선노동당 중앙위 소속으로 1983년 아웅산 폭파사건, 87년 KAL기 폭파사건, 2006년 국적세탁 간첩 사건을 주도한 곳이다.
이씨는 35호실 리진우로부터 지령을 받고 기밀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2002년부터 매년 1회 300∼1만달러의 공작자금을 받아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으며 정치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모대학 경찰경호행정과 강사로 지내며 국내에서 여론 주도층으로 활동했다.
그는 민주평통 자문위원, 통일교육원 통일교육위원으로 활동하며 통일정책의 최고 자문기구에서 발언하고, 통일담당 공무원들을 상대로 강의까지 한 바 있다. 또한 2009년 2월 북한공작원으로부터 "국회의원이나 시장이 되라"는 정계 진출 지령을 받고 정당 대의원,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으로도 활발히 활동한 것이 밝혀졌다.
이모씨는 간첩활동에 첨단 디지털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 했다. 육군 정훈장교로 지내던 시절 ‘지상작전’, ‘미 작전요무령’, ‘육군대학 교육자료’ 등을 CD, USB, 노트북에 저장해 리진우에게 전달했으며, 민주평통 자문위원 자격으로 국정원 3급 비밀을 다루는 ‘안보정세설명회’ 에 참석해 녹음기로 설명회 내용을 녹음하여 전달했다. 또한 웹하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용량 정보전달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GPS를 사용해 군부대, 비행장, 국회의사당, 미대사관 등 총 34개 위치 좌표값을 수집하여 북 공작원에게 전달했다.
이날 검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씨에게서 압수한 통신용 암호표 및 난수 해독 책자, 북에 제공한 군사자료 및 녹음자료 출력물, 북한 원전(原典) 등 총 30종 160점을 공개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누설된 기밀내용에 대한 사후 보완책과 병행하여 군과 국가기관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친 보안관리 및 사회 안보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북한이 동남아 등지에서 대남공작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학생과 해외동포들의 안보경각심 환기"에 주력해야 할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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