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상

李대통령 “인기 없음” 한나라당 독약(毒藥)

daum an 2009. 6. 14. 19:41

李대통령 “인기 없음” 한나라당 독약(毒藥)
노무현 자살 원인(遠因)은 재집권에 실패한 탓 교훈삼아야
 

 

2007년 12월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그 정권의 “인기 없음”이 근본 원인이었다. 일찌감치 레임덕에 빠진 노무현 정권은 임기 말에 대선 후보를 뽑는 과정에서 조차 갈팡질팡했다. 결국 일사불란한 한나라당에게 재집권 기회를 빼앗기고 말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기 없음”이 집권실패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 5월23일의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원인(遠因)은 결국 재집권에 실패한 탓이라 진단할 수 있다. 이런 등식으로 이명박 정권을 보면, 현 정권의 미래가 어느 정도 감지된다. 벌써 재집권 구도가 불안하다.
 
이명박 정권은 집권 초기에 허니문 기간도 없이 촛불집회 등으로 휘둘렸다. 집권 2년차에는 국제적인 경제위기와 노무현 자살-장례정국, 6.10항쟁 기념일을 맞은 서울광장 시위 등으로 인해 휘둘렸다. 한마디로 “한나라당-이명박=인기 없음”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6월 3일 휴대전화로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24.0%-민주당 27.9% 지지율이었고,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25.8%였다. 겨우 집권 2년차에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는 24-26% 내외를 맴돌고 있다.


2012년 대선 때까지는 상당 기간 남아 있으나 현재 상태에서 집권여당의 인기는 바닥수준이다. 유권자 지지율 하락은 곧 집권 불가능성과 연결된다. 노무현의 “인기 없음”으로 열린우리당의 재집권은 물건너 갔다. 마찬가지로 이명박의 “인기 없음”은 한나라당 집권가도의 불안을 의미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초기와 중반의 “인기 없음”은 결국 임기 내내 레임덕 증후군에 빠져들게 하는 요인일 수 있다. 레임덕 상태에선 국민지지도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집권당마저 대통령의 말을 듣지 않는 상태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차기 대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라가 안정되려면 한나라당 5년 단회집권으로는 어렵다는 게 정치평론가들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포스트 이명박 군에 들어가는 예비후보의 인기가 50%를 넘는 이도 없다.
 
패자 정동영도 목소리 높이다
 
이런 시기에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대결자였던 정동영 민주당 전 대통령 후보가 고개를 내밀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 이명박은 또 다른 공격수와 마주쳤다. 그는 지난 6월10일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cdy21.net)에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는 글을 올렸다. 정동영은 이 글에서 “대선의 경쟁자로서, 또한 패배자로서 침묵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 생각했다. 정말 잘해주길 바랬다. 할 말이 있어도 참고 또 참았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이 정부에 대한 원망과 한숨소리가 커질수록 죄책감은 더욱 무거워졌다. 지금 이 순간 그 침묵이 더한 죄가 되어 가슴이 무너진다.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가 개인의 패배를 넘어 민주세력 전체의 패퇴와 국민적 고통을 초래한데 대해 한없이 부끄럽고 죄스러웠다. 더 이상 분노를 감추고 침묵하는 것은 고통 받는 국민을 배신하는 일이다. 이미 국민은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정동영 의원(무소속)이 현 정권을 향해 포문을 연 것은 국민지지도가 낮은 데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는 “백만이 넘는 촛불에 물대포로 답했다. 공권력이 선량한 국민을 짓밟았다. 국민들을 차가운 아스팔트로 내몰고 폭력으로 억압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손을 묶고 입에 재갈을 물렸다. 국민의 입을 막고 귀를 막고 눈을 가리려 하고 있다. 두려움으로 인해 국민을 침묵하게 만들려는 시도는 독재정권시대의 소통방식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고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검찰과 경찰을 권력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 전 국민이 슬픔과 분노에 잠겨 있다. 전직 대통령과 지난 정부의 모든 성과를 부정하려는 시도는 이 정부의 초기부터 진행되어 왔다. 공의 축적과 과의 극복은 상식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그러한 공과의 계승을 통해 정통성을 만들어온 것”이라고 공박했다.

정동영은 집권에 실패한 것을 자책하는 내용도 담았다. “'지난 대선 때 정 의원이 조금만 더 잘했다면 이런 참사가 없었을 것이다' 매일 밤 용산 참사현장에서 진행되는 미사에 참석했을 때 신부님이 주신 말씀이다. 앉아 있을 수조차 없었다. 죄진 자의 마음으로 머리 숙일 수밖에 없었다."고, 피력했다.
 
한나라당의 독약과 극약
 
이명박 이후의 대선 예비후보들이 벌써 여론조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6월3일자 리얼미터 조사에 나타난 차기 대선 후보군의 지지도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30%, 유시민 전 의원 16.1%, 정동영 9.7%, 정몽준 의원 8.8%,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7.4%, 손학규 전 지사 5.5%, 오세훈 서울시장 5.3%, 김문수 경기도지사 2.7% 순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 없음”에 연유, 한나라당이 재집권하지 못하고 소위 진보진영으로 정권이 넘어가는 최악의 사태를 벌써부터 우려하기 시작했다. 야당과 진보진영은 갖가지 방법으로 이명박의 “인기 없음”을 유지해가려 노력할 것이고, 정치적인 공격을 감행할 것이다. 정권쟁취는 철저하게 다수결과 인기의 게임이다. 다수가 아닌 소수로 전락하면, 패배한다. 인기가 없으면 패배한다. 노무현의 인기없음이 대선패배로 이어졌음을 보지 않았는가. 향후 정치 일정 가운데 이명박의 “인기 없음”은 한나라당에겐 독약(毒藥)이다. 이명박 대통령 보다 인기 있는 차기 후보를 만들어 내기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 극약(劇藥)이다.

출처:브레이크뉴스 문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