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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창원 공중장소 내 흡연 단속 '말뿐'

daum an 2009. 3. 2. 10:07

마산=창원 공중장소 내 흡연 단속 '말뿐'
시청=금연구역 지정, 경찰=단속 ‘이원화’가 문제 발단

 

신석철 기자

 

마산 창원 시내 곳곳의 공공장소 및 공중시설 내 흡연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비흡연자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3년 7월 1일 부로 공중시설에 금연 구역이 지정됨에 따라 건물 내에서의 흡연이 일체 금지돼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다. 그러나 몰지각한 흡연자들이 공중시설 내 금연구역에서의 흡연을 당연시 여기고 있으나 단속의 부재로 비흡연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한 증권회사 건물에서 시설관리를 맡고 관리인은 “건물 내 계단통로에서 직원이나 고객들의 흡연이 빈번한데 주의를 줘도 그때뿐이고, 오히려 일부 고객들이 버럭 화를 낼 때도 있다”며 “그렇다고 고객과 멱살 잡고 싸울 수도 없다”며 씁쓸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경고문구와 주의문구를 설치하고 재떨이 대용으로 갔다 논 종이컵이 보일 때 마다 치우지만 효과는 미비하다”며 “행정당국의 집중적인 단속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도서관과 병원은 실외흡연까지도 문제시 되고 있다.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한 시민은 “공부를 하다가 바람도 쐴 겸해서 야외쉼터에 나가면 야외쉼터를 독차지한 이들이 있는데 바로 흡연자들이다”며 “야외쉼터는 말 그대로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쉼터인데 많은 흡연자들이 이곳에서 담배를 피워대고 있어 상쾌한 공기를 맞으러 왔다가 매캐한 담배연기만 마시고 돌아가기가 일쑤다”고 말했다. 

'마산의 한 도서관 야외 쉼터' 

 

그는 이어 “이보다 더 불쾌한 것은 애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이용하는 도서관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다”며 “일부 흡연자이긴 하지만, 볼일을 볼 때 꼭 담배를 태우고 바닥에 침과 담뱃재를 털어 놓고 화장실 전체를 너구리굴로 만들어 버리는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 때문에 급할 때는 화장실에서 숨을 참고 볼일을 봐야 할 때도 있다”며 분개했다. 

또 대학교는 단속의 사각지대로 학생들이 건물 내에서 당당히 흡연을 하고있으나 학교라는 특성 때문에 행정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 비흡연 학생들의 불만이 짙어져가고 있다.

병원의 경우는 대부분이 내부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흡연자들이 출입구에 몰리고 있어 비흡연자들과의 마찰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한 병원의 관계자는 “병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건강을 해치는 담배를 피라고 흡연실을 만드는 것이 우습지 않냐”며 “또 병원은 출입구에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을 제재할 수 있는 권한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마산의 모 병원입구' 

한편 창원시 관계자는 “시에서는 금연구역을 지정만 할 뿐 금연구역 내 흡연은 경범죄로 적용돼 단속은 경찰이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흡연구역 지정하는 시행정과 단속을 하는 경찰행정의 이원화가 금연구역 내 흡연을 더욱 부추기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