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상

첫 대선 후보 합동토론회, 집중난타 당한 문재인 후보...이름 실수까지

daum an 2017. 4. 14. 16:43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주최한 '2017 국민의선택 대선 후보 초청 토론'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개최됐다.

 

이날 첫 대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다른 후보들로부터 집중난타를 당했다. 안철수 후보의 적폐세력 발언, 홍준표 후보의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유승민 후보의 국민연금 증세 논란, 심상정 후보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등 공세 대상도 제각각이었다.


 


문 후보는 이날 공통질문과 정책검증토론까지 미소를 유지했지만 주도권 토론에서는 여유가 다소 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이 640만 달러 뇌물 수수할 때 몰랐느냐"는 질문공세에서는 언성까지 높아지면서 경고성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저한테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말했다.국민에 대한 모독이 아닌가"라며 "제가 자강론을 주장했다"고 말하면서"연대 없이 끝까지 간다"고 말했다. 그리고,"예를 들어 촛불집회에 대해 북한에서 우호적인 보도를 하면 촛불집회가 북한과 가까운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문 후보가 제 지지 세력이 적폐세력이라고 한 건 사실이다"며"문 후보 캠프에서 함께 하는 세력 중에 박근혜 정부 탄생에 공이 있는 사람이 꽤 많다.문 후보랑 손잡으면 죄가 사해지느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문 후보는 “국민이 무슨 잘못이냐. 적폐세력은 박근혜 정권, 구 여권정당들이다. 자유한국당이 지지하지 않느냐. 대표적 보수논객(조갑제씨)도 절반의 승리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받아쳤다.

문 후보는 “저와 함께 하는 사람 중에 이번 국정농단에 관여한 사람이 누가 있냐. 그런 식으로 덮어씌우면 안 된다”고 반격했다. 안 후보는 “(구 새누리당 출신인) 홍준표와 유승민이 나와 있는데 두 분 다 적폐세력이냐”고 거듭 물었다. 문 후보는 “적폐세력 출신이라고 본다. 홍 후보는 피할 수 없고 유 후보는 그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향해 "노 전 대통령이 640만 달러 뇌물 수수할 때 몰랐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이에 문 후보는 "지금 노 전 대통령이 뇌물 받았다고 말하는 거냐"라며 "아니다. 그리고 그 말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홍 후보는 질세라 "알았나. 몰랐나. 장부가 있다"며 "그것을 몰랐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욕하면 안 된다. 최순실은 밖에 있고 어쩌다 왔다 갔다 했다"고 말하면서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같이 붙어 있었다"며"그런데 몰라도 용서가 되고 최순실은 왔다 갔다 했는데 몰랐다고 (박 전 대통령은) 구속됐다"고 압박했다.

또,홍준표 후보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1155억원을 노무현 정부 때 탕감하면서 살아났다"며 "법정관리하면 채권단이 동의해야 탕감된다"며"(그때 채권단은) 캠코하고 예금보험공사다. 개인 채권은 많지 않았다. 그거 탕감하려면 청와대 승인을 안 받겠느냐. 법원을 관리하는게 민정수석 아니냐. 세월호 터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이라고 질타했다.

문 후보는 "옛날 새누리당, 한나라당은 법원에 개입했는지 몰라도 참여정부는 법원에 개입한 적 없다"며 "정확하게 물어라. 그런 일이 있었는데 노무현 정부에서 개입했느냐고 물어라. 노무현 정부가 했다고 하면 또 책임질 일 저지르는 것이다"고 언성을 높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문 후보는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린다고 공약했다"며"지금 2050년대 가면 기금이 고갈된다"고 지적하면서"(현 기준에서) 소득 대체율은 2028년까지 40% 가게 했는데 이것을 50%로 올리면 국민에게 더 거두는 것이다"라며 "납부액을 올리는 대신 세금으로 메우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국민연금 납부금을 올리는 방법도 있고, 정부가 책임지는 방법도 있다. 많은 나라의 국민연금은 국가가 직접 예산편성해서 한다"며 "가장 원론적인 방법은 국민연금 가입자 수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면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죄를 받으면 사면 안 하겠다고 입장을 밝힐 수 있느냐"고 압박했다. 문 후보는 "이재용 부회장도 마찬가지고 특정인에게 안 하겠다는 것은 부자연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한반도 사드배치 문제관련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난타를 당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사드 문제가 불거졌을 때만 해도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등 반대 입장을 보였고, 국민의당 역시 당론으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최근 안 후보는 한·미간 합의 등을 이유로 찬성 쪽으로 급선회했다. 다른 후보들은 보수진영 표심을 고려한 입장변화인 것 아니냐고 추궁했지만 안 후보는 “경선이 끝나고 입장을 바꾼 것이 아니다. 외교적 상황이 바뀐 것으로 국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승민 후보는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반대하다 최근 경선이 끝나니 사드 찬성으로 돌아섰다”며 “지도자는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 철학과 소신, 일관성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심 후보 역시 “갑자기 입장이 바뀌어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며 “외교상황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바뀐 것은 선거 중이란 것 밖에 없다. 안보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홍 후보도 “촛불집회 초기에 참석하다가 후기에 빠졌고, 사드 배치는 반대하다가 지금 찬성으로 돌아섰다”며 “이런 유약한 리더십으로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문 후보는 두차례 이름을 실수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이재용 부회장이 유죄 선고를 받으면 사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힐 수 있느냐"고 묻자 "'이재명' 부회장도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인데 특정인을 사면 안 하겠다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문 후보는 또,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도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에 대해 "우리 '유시민' 후보"라고 불렀다가, 유 후보로부터 "유승민이다"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이날 각 후보들은 상대방의 정책뿐만 아니라 도덕성과 자질, 리더십 등에 대해 전방위적 공세를 펼쳤고, 공격을 받은 후보 역시 한 치도 물러나지 않고 받아치는 정치인들의 특유의 습성을 보여줬다.특히 각종 현안 이슈별로 후보자간 다양한 전선들이 형성되면서 대선후보들의 다각도를 보여주는 논쟁에 가까운 첫 토론회로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