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상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따뜻한 금융 '햇살론'은 말뿐...?

daum an 2010. 8. 5. 23:35

 

대통령의 따가운 말 한마디로 연구중이던 금융위원회 서민금융활성화 정책이 서둘러 나왔다. 하지만 정작 친서민 정책에 실상을 모르고 '햇살론' 출시해 서민들은 또 한번 울려만야 했다.
 
금융위원회는 서민들의 사금융 및 대부업 의존도가 높아져 대부업시장이 급성장하고 결과적으로 서민계층의 금리부담도 동반 증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난 4월 정부는 비상경제대책회의, 당.정협의를 거쳐 '서민금융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관계부처, 서민금융회사 중앙회, 지역신보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보증부대출(햇살론) 세부 운영방안을 조율해 이를 탄생시켰다.
 
이명박 대통령의 미소금융 방문 후 고금리 이율을 지적한 뒤 1주일도 채 안된 지난달 26일 금융권 대출이 어려웠던 서민들에게 10%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햇살론'을 출시했다.
 
그러나, 현실은 비참했다.
 
지원대상은 신용등급이나 소득이 낮은 서민으로 노점상이나 대리운전기사, 일용직 노동자까지 신청 가능하다고 했던 정부의 발표와 달리 서류상 고정 통장으로 임금이나 소득이 월 마다 나와야 한다는 것.
 
대리운전기사, 일용직 노동자가 고정 월급통장을 통해 입금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루에 신청수가 1천여건에 달하지만 사실, 모두가 대출을 받진 못한다고 농협 관계자는 전했다. 
 
금융위는 농협과 신협,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에서 신청 가능하며, 산림조합은 16일부터 대출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마다 금리가 달라 혼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햇살론도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열심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고 신협, 농협 저축은행에서 햇살론을 적극적으로 추진, 앞으로 5년간 10조 원이 지원돼 최대 100만 명의 서민이 6조 원의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각계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 노 모씨는 "개인사업을할때 신보에서 2000만원을 융자받아 10년연체후 원금만상환 했으나, 이자 납입이 되지않아 신용보증이 안된다고해서 햇살론을 신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전했다.
 
MBN 뉴스도 2일 보도에서 "형식적인 기준 때문에 햇살론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출 거절자의 인터뷰를 통해 "저희도 근로자이고 구비 서류는 다 준비되어 있고 자격도 되는데 단지 급여를 현금으로 받느냐 통장으로 받느냐는 수단과 방법의 문제인데 통장이 없다고 대출 안 해주는 건 현실에 안 맞는 거죠"라며 대출 사각지대를 지적했다.
 
햇살론 출시 이후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미소금융이 처음 들어설 때 모두 반기며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칭찬 일색이던 공무원들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안면을 바꿨다"면서 "실제 서민들의 실상이 어떤지 알아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보다 기업 중심의 대출을 많이 해 주면서 갑자기 구조를 바꾸라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은행도 이윤추구에 근본적인 목적이 있는 만큼, 정부 중심의 금융기관이 서민 실상에 맞는 정책들을 직접 체험해서 개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