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상

친盧 부활…차기 대선 가도 ‘세대교체'신호탄

daum an 2010. 6. 14. 13:59

 

 

 

 

정세균 최대 수혜자, 정동영·손학규 입지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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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안희정·이광재·김두관 ‘세대교체’ 신호탄
석패한 한명숙 전 총리·유시민 전 장관도 ‘꿈틀’ 6월 2일 지방선거는 야권의 완승으로 끝났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 주류의 입지는 더 탄탄해졌고 정동영·손학규 등 비주류의 입지는 축소됐다. 한때 폐족으로 몰렸던 ‘친노’ 세력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들의 화려한 부활은 차기 대선 가도에서의 ‘세대교체 신호탄’으로 해석될 정도이다. 비록 석패했지만 한명숙·유시민 향후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야권이 대통합될 경우 두 사람이 대선 주자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세균 ‘탄탄대로’, 정동영·손학규 ‘그대로’
지방 선거 승리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민주당 정세균 대표이다. 당초 고전이 예상된다는 전망을 뒤집고 선거 승리를 이끌어낸 정 대표의 입지는 탄탄대로 이다. 특히 정 대표가 주도한 야권 연대가 공천 과정에서 비주류의 반발을 샀지만 이번 선거에서 큰 효과를 발휘 향후 야권 통합이 추진될 경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한나라당과 1대1 대결 구도로 압축해야 한다는 정 대표의 선거 전략은 이번 선거에서 결국 적중했다. 당내에서도 지방 선거 승리의 ‘1등 공신’이 정 대표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정 대표는 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7월 또는 8월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에 다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7월 재보선에서도 정 대표는 자파 세력을 최대한 공천해 세력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같은 당내 기반을 토대로 정 대표는 차기 대권 경쟁에 본격 시동을 걸 태세이다. 반면 잠재적 경쟁자인 정동영·손학규 전 대표의 입장에선 정 대표의 부상은 달갑지 않다.
더욱이 손 전 대표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와 민주당 김진표 후보의 단일화 협상을 중재했지만 한나라 김문수 후보에게 패배한 데 따른 일부 책임론이 제기될 우려가 있다. 정동영 전 대표도 이번 선거에서 특별히 손에 쥔 것이 없다. 복당 과정에서 다소 껄끄러운 입장을 나타냈던 안희정·이광재·송영길 등 386세대 정치인의 약진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비주류에서는 이번 선거의 승리가 민주당 지도부의 승리라기보다는 국민들의 정권 견제 심리에 따른 반사이익 성격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이다.

◇‘친노’ 화려한 부활, ‘세대 교체’ 바람몰이?
폐족으로까지 몰렸던 ‘친노’ 세력들의 화려한 부활은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큰 결과물이다. 그래서 “‘북풍은 미풍’이었고 ‘노풍은 강풍’이었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우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좌희정’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충남지사에 당선됐다.
‘우광재’ 이광재 의원과 ‘리틀 노무현’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전통적인 한나라당 강세 지역 강원·경남에서 각각 승리했다. 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전보건복지부장관도 비록 패배했으나 한나라당의 현직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를 상대로 박빙의 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친노 인사들이 도전한 광역단체장 선거구는 서울(한명숙)을 비롯해 경기(유시민), 충남(안희정), 경남(김두관), 강원(이광재), 부산(김정길), 광주(정찬용), 대구(김충환), 경북(유성찬) 등 모두 9곳이었다.
야권에선 충남·강원·경남 지역의 승리와 관련 민선 지방자치 도입 15년 만에 처음으로 노 전 대통령의 유업인 ‘지역구도 타파’ 측면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이다. ‘친노’ 인사 중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례적으로 몸을 낮춰 광주광역시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했고,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은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가 이시종 민주당 후보에 단일화를 양보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야권에선 이들이 차지할 위상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차기 대선과 관련해 야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현재의 주자들에 대한 ‘세대교체 신호탄’이라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가 단체장 직위를 유지한 채 차기 대선에 출마를 선언할 경우 송영길 당선자를 비롯한 이들도 동시에 야권의 당내 경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한명숙·유시민 대선주자 부상 가능성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차기와 관련 이번 선거에서 단체장에 당선된 이들 386세대들 보다는 서울과 경기에서 아쉽게 석패한 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전 장관의 향후 행보에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한 전 총리에 대해 일부에선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 이광재 강원지사 당선자 등이 한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당내 친노그룹이 주류로 부상할 경우 이를 기반으로 한 전 총리가 차기 대권 주자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민주당 한 인사도 “그간 한 전 총리가 친노·비주류 인사로 분류됐지만 이번 선거를 계기로 당내 입지가 탄탄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래서인지 한 전 총리는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패배의식에 빠지는 게 아니라 더 힘을 갖고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게 됐다”고 밝혀, 그 의미가 주목되고 있다.
비록 패했지만 선전을 펼친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도 이번 선거를 통해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이다. 역대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서울시장 선거였으나 이번 선거만은 경기지사 선거가 더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유 후보의 ‘대중성’은 단연 돋보였다.
특히 유 후보가 국내 선거에서 최초로 ‘유시민 펀드’를 제시해 3일 만에 40억원 이상을 모으고, 민주당 김진표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해 0.96% 포인트 차 신승이라는 드라마틱한 연출은 유권자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같은 대중성에도 불구하고 유 후보가 석패한 결정적 이유는 취약한 조직 때문이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도 “유 후보의 구조적 한계로 야권 지지층을 다 흡수하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한다. 때문에 정치권 주변에서 국민참여당 간판급 인사인 유 전 장관의 한계가 이처럼 노출되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1명도 당선시키지 못하는 등 저조한 성적을 보인 만큼 야권 통합 논의가 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유 후보는 “우리는 패배했지만 우리의 꿈은 살아있다”며 통합 논의에 선을 긋고 있다. 특히 경남지사에 당선된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국민참여당에 입당해 민주당과 더욱 차별화된 노선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출처=일요주간(제휴사)임완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