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상

아티스트(The Artist, 2011)-아나로그 그 이전으로의 여행

daum an 2012. 2. 18. 16:52

[시사우리신문/zㅔ로의 영화세상]최첨단의 과학을 이끌어 가고 있는 영화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해리포터의 마법투명망토가 현실에서 구현이 되어지고, SF영화속에서 나왔던 첨단무기가 영화속에서 나와 전쟁터 한곳을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영화속에서나 이뤄질수 있는 일들이 과학의 힘을 빌어 현실화 되고있다. 이런 과학에 영감을 주는 영화는 현실화 될수 없는 것, 추후 미래에 이뤄질수 있는 것으로 우리의 상상력을 발현시킨다. 3D로 내눈앞에서 실제 움직일 것같은 화면에 냄새, 덜컹거리는 움직임등 영화속 화면을 가장 비슷하게 보여주기 위해 현대의 영화는 노력하고 있다. 

급하게 뛰어온 영화계는 100년전 영화가 탄생한 강줄기를 거슬러 회귀하려는 모습도 볼수 있다. 우디엘렌은 [미드나이트 인 파리]에서 100년전의 파리의 거리를 묘사하며, 당시 예술가들을 영화밖 21세기로 소환한다. 마틴 스콜세지는 SF의 선구자라 할수 있는 조르쥬 멜리야스를 영화

 

 [휴고]를 통해 세상에 보여줬다. 그리고 2011년 이름도 명성도 갖지 못한 어느 한 감독의 영화가 프랑스의 칸느를 요동치게 했으며, 올해 아카데미의 최대 노미네이트에 오르고 타임즈는 2011년 최고의 영화로 호평한다. 영화는 색상도 음성도 부여하지 않는다. 우리는 1920년대 허리웃의 영화세트로 옮겨놓아 버린다.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흑백의 스크린 속에 조지 발렌틴(장 뒤자르댕)의 연기 소리가 빠져도 화려하다. 그의 연기를 바라보는 영화속 관객이나, 영화속 영화를 보는 배우들과 감독괴 스텝들이나, 그리고 실제 관객인 우리들 조차 흑백의 스크린을 종횡무진 활약하는 조지 발렌틴은 매력적이다. 영화는 스크린에서 스크린을 보는 관객 그리고 그런 스크린과 관객을 보는 영화제작자과 연기자를 차례되로 보여주며 시작한다. 1920년대 최고의 주가를 높이고 있는 시대의 아이콘 조지 발렌틴과 다음 시대의 아이콘 페퍼 밀러(베레니스 베조)의 만남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녀는 누구인가? 조지의 기자회견장에서의 소소한 사건으로 인해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는 페퍼...

무성영화의 수퍼스타와 유성영화 수퍼스타의 만남은 소소한 일상의 부딧힘에서 이뤄진다. 배우가 되고자 오디션을 참석한 페퍼는 그곳에서 다시 조지를 만나게 되고 조지의 도움으로 스크린에 데뷰하게 된다. 특히 아내의 유혹에서 장서희처럼 점 하나로 페퍼의 시간을 과거와 미래를 단층 시켜버린다. 그 단층된 틈에 조지도 함께 빨려들어간다.  유성의 시대가 도래 했고 그 시대는 페퍼의 것이 된다.\
  노래하는 가수의 연기와 달리 노래는 들리지 않는 영화를 보며 비아냥인듯한 웃음을 지었던 조지의 미래는 영화의 미래(소리가 담긴 화면)에 의해 시대의 뒤편으로 밀려나게 된다.  조지의 악몽은 현실화 되어진다. 유성영화를 비웃듯 스스로 제작한 영화의 마지막처럼 모래 늪으로 서서히 매몰되어져 간다. 조지도 알고 있었다. 시대는 변화하고 있고  강물 흐르듯 흘러가는 변화에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에겐 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100분에 가까운 런링타임중 배경음악이 아닌 소리의 등장은 딱 두번이다. 분장실의 소품에서 나오는 소리는 유성영화의 시작을 나타낸다. 하지만 다 들리지만 자신의 목소리만은 들을 수 없다. 조지에게 나타난 지체는 장애에 가깝다. 변화된 시대는 기존 세대인인 조지의 모든 것을 빼앗아 버린다. 부와 명예 그리고 가족까지도...

영화는 철저한 1인칭 시점에서 전개되어진다. 시대가 소리의 시대로 변해지만 조지처럼 우리도 변화된 시대속의 소리를 들을수가 없다.  유성의 시대가 되어지만 유성 시대의 히로인 페퍼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영화 속의 관객들에게만 들린다.  

우리도 발렌틴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아마도 우리의 부모들은 좀더 일찍 느끼고 살고 있을 것이며, 온갖 지체에서 벗어 나기 위해 뛰지만 기술은 상대적으로 우리를 지체시키고 있다. 아나로그적인 삶-- 목소리 없이 자신의 얼굴 표정과 몸짓으로 모든것을 표현해 내야하는 연기자의 참 모습일 것이다. 정보의 늪에서 허덕이며 정보에 갈증을 느끼며 살아야하는 스마트한 우리에게 향수조차도 갖을수 없는 1920년대로의 여행은 많이 낯설지만 조금은 여유로와진듯한 느낌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오케스트라의 클레식 사운드는 숨쉬는 공기처럼 잊기 쉽다. 발렌틴의 입이 터지길 바라며 귀를 쫑깃 세울때 영화 전체를 흐르는 배경음악도 함께 쫑깃세움은 또 다른 영화보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