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상

경남지역에서 박사모와 뉴박사모 충돌

daum an 2010. 4. 19. 19:17

한나라당 서울, 경남 위기론

이방호 사퇴...친이계보잇기 비난 이어져


경남지역에서 박사모와 뉴박사모 충돌

야권 단합 속 각종 악재 대두



경남도지사 한나라당 이방호 예비후보가 지난 4월 16일 대승적 차원에서 출마를 포기한 것과 관련 야권의 비판이 곧바로 이어졌다. 특히 박사모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비방전이 전개되자, 미래연합(미래희망연대 분당) 이갑영 후보가 사퇴를 고려하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경남지사 후보 선출 방식과 관련해 후보자간에 갈등을 빚어 장기화 될 경우 본선 경쟁력이 우려된다”면서 “지난 날 당의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등 당의 중책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대승적 견지에서 당의 단합과 본선 승리를 위해 경남지사 예비후보직을 사퇴한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앞으로 당의 절차에 의해 확정되는 후보가 본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며, 그동안 본인을 지지한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과 이해해 주시리라는 것을 믿는다”라고 했다.  

또 “그동안 성원해 주신 분들과 이번 기회에 저와 인연을 맺었던 분들의 성원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경남도지사 선거를 두고 한나라당 내에서는 이달곤 전 행자부 장관을 전략공천했다는 정무라인과 이재오 교감설이 나돌았고, 결국 명예회복을 노리던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사퇴하면서 설(說)이 아닌 사실로 나타났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서울시당이 18일 공천심사위에서 시의원에 이 전 총장의 차녀인 지현(34·서초2)씨가 이날 공천이 확정됐다.
 
지현씨는 서초갑의 한나라당 당협위원장이 지난 총선에서 이 전 사무총장의 ‘공천물갈이’ 대상이 됐던 친박계 핵심인사인 이혜훈 의원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는데, 일단 ‘껄끄러운 심사’를 통과한 것이 이 전 총장의 사퇴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야권...친이계보잇기>

이와 관련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이명박 정권의 '친이계보잇기'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논평을 내고 "경남도민의 자존심은 이명박 정권에게 또 다시 무시당하고 말았다. 심지어 여당의 당원도 권리를 박탈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적의 수족은 잘라내고, 껄끄러운 공신도 내치면서 오직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는 친위체제를 강화하려는 권력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은 경남도지사라는 자리가 임명직인줄 아는 모양이다. 오직 대통령과 권력핵심부의 뜻이 법이 되고 공천이 되고 잣대가 됐다. 정당도 없고, 도민도 없고, 정상적 절차도 없다. 도민을 섬기는 것이 도지사가 아니라 대통령을 섬기는 도지사 후보를 만들어낼 심산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노당도 논평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창출을 위해 자신의 수족도 잘라버리는 독선적인 자"라면서 "도민을 기망한 행위에 대해 6.2선거에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방호 전 총장은 당이 경선 원칙을 깨고 이미 여론조사에서 앞선 이달곤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공천결정을 내리자, 이에 반발 지난 4월 9일 조영파 참모와 중앙당 공심위에 ‘재심의’ 요청을 했다. 그 후 사천지역 등 이 전 총장의 지지자들이 “당헌.당규에 어긋난 처사”라며 집단반발 조짐을 보였고, 이 전 총장이 직접 사천지역을 방문해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미 선거 베테랑인 이 전 총장은 선거에서 이미 자신이 배제됐다는 사실을 알고 사퇴 기자회견장에도 모습을 들어내지 않았다. 

또 한 측근은 “사천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마 후 꼭 경남지역에서의 명예회복만을 강력히 추진해 온 분인데, 갑자기 사퇴를 표명한 것은 중앙당 분위기상 공천을 받을 수 없음을 알고 고뇌 끝에 무소속 출마를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당을 야당 반열에 올린 공로 등 대외적인 명분이 무소속 출마를 포기하게 만든 압박요인이라는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 전 총장은 이 같은 결정으로 당 내 입지도는 더욱 올라갔다는 평가다. 따라서 후진 양성에 박차를 가해 자신만의 조직을 더욱 견고히 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명숙 후 폭풍 거셀 듯>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검찰의 정치공작이라는 말이 나돈 가운데 뇌물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무죄를 선고받아 앞으로 여권의 후퐁풍이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지난 4월 9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 5년 구형에 이은 선고공판에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명숙 전 총리에게 5만달러를 줬다는 진술은 신빙성이 의심된다"며 "5만달러를 전달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고 나머지 쟁점은 판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공소사실로 기재된 돈의 전달 방식에 대해 오찬 직후에 5만달러 받아숨기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며, 짧은 시간에 돈봉투 처리가 가능한지도 의심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곽씨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당시 즉흥적인 진술을 하는 성격으로 진술번복이 계속되는 등 곽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시간이 진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권오성 부장검사)는 지난 2006년 12월20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곽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미화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한 전 총리를 지난해 12월22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야간면담 자체가 정황상 강압수사마저 의심이간다. 5만달러를 전달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만큼 나머지 쟁점은 판단하지 않겠다"는 재판부의 판결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더욱 논란이 된 것은 검찰이 한 전 총리에 대한 선고 공판 하루 전에 한 전 총리에 또 다른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선 것.

검찰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5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선고를 하루 앞둔 시점에 검찰이 H사와 한 전 총리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 해당 업체를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검찰에게 '항복'을 받아낼때까지 흠집을 내는 졸렬한 구시대적 수사 행태라는 비판했다. 김준규 검찰총장도 취임 직후 발표한 '새 수사 패러다임'의 핵심으로 별건수사 금지를 포함시켰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9일 한 전 총리의 재판 이전 "검찰이 새로운 피의 사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 "검찰의 추가 조사는 매우 졸렬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5역회의에서 "유.무죄를 떠나 선고를 하루 앞두고 검찰이 별건 수사를 발표한 것은 법관의 심증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고 의심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한 전 총리의 무죄가 선고 되자 야당은 일제히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필귀정으로 한 전 총리의 결백이 입증됐다"며 "검찰권의 행사가 더는 정치보복에 이용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민주노동당, 진보신당도 "상식적인 판결로 이성을 잃은 검찰의 정치수사에 경종을 울린 사례", "검찰 수뇌부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전 총리의 지지도가 급상승 했다.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위기다. 

<박근혜 침묵 속에 박사모의 분열>

이방호 전 총장의 사퇴 하루 전,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경남을 찾아 친박계 안홍준 국회의원을 비판했다. 그 이유는 안 의원 사무장이 박사모 회원을 폭행했고 안 의원이 사실상 이달곤 캠프에서 돕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미래연합 이갑영 후보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다. 

박사모비대위(회장 권오송, 이하 뉴박사모)는 이에 대해 정 회장의 독선적 행보를 문제 삼으며 전 대선에서의 경선 당시 후원금 등을 횡령한 혐의로 정 회장을 기소한 상태다. 

뉴박사모(회장 권오송)는 지난 4월 16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지회견을 통해 "박사모 정광용 회장을 횡령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07년 한나라당 경선후보 당시 박근혜 지지자들의 후원금이 많아지자 개인적으로 재정을 유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박사모 카페지기에 불과한 사람이 경남에 내려와 기자회견을 열고 이갑영 후보를 지지하는 등 박 전 대표를 수단으로 개인의 정치 야욕을 채우려 한다"면서 "박 대표가 '친박연대'를 사용하지 말라고 가처분 신청까지 하자 미래연합 창당에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래연합 이갑영 후보는 “박사모의 분열을 원치 않는다”며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화합하는 뜻으로 경남도지사 사퇴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과 뉴박사모의 공방전을 봉합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정식으로 사퇴는 하지 않은 상태다.
 

<한나라당 선거 앞두고 계속되는 악재>

천안함 침몰 후 현재, 국민들의 정부 신뢰도가 급 하강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잘 알고 김태영 국방부 장관 등의 사태롤 종용하는 등 민심수습에 나섰다. 

여기에다 안상수 원내대표의 ‘봉은사 압박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4대강 사업에 대한 종교지도자들의 비판여론이 가세되면서 야권의 공세가 대정부 질의에서 또다시 부각됐다.

이 같은 사실을 반영하듯 폴리뉴스’와 ‘모노리서치’ 공동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지지도는 30.2%, 민주당 지지도는 24.9%로 나타났다. 이는 한달 전 조사(한나라당 33.2%, 민주당 22.0%)와 비교할 때 한나라당은 3.0%p하락, 민주당은 2.9%p 상승한 수치다.  

한나라당은 40%대 근처(3월 5일 조사 39.1%)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이 30%대도 위협받고 있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2월 1일 조사 한 37.9%, 민 17.9%)도 20%p에서 5.3%p차이로 좁혀졌다.
 

<선거 후 책임론에 박근혜 침묵>

박 전 대표가 침묵으로 일관하는 데는 이러한 당 내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최근 여론조사와 당 지지율 하락 등 박 전 대표가 굳이 구원 투수로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세종시 문제로 이미 입장을 명확히 해 놓았고 소위 MB맨들이 일을 그르칠 경우 선거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할 것이란 계산이다.

물론 선거에서의 참패를 가정했을 때 이야기다. 이후 박 전 대표의 입지도는 더욱 상승할 것이고 다시 그가 당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에서, 그것도 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것도 야권 김두관 후보에게 힘을 실어 주려는 계산이다. 

이방호란 거물이 선거에서 물러나고 야권 단일화가 가시화 되면서 서울 못지않게 중요한 경남지역의 판세의 향방이 선거 이후 당 내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기사입력: 2010/04/19 [10:41]  최종편집: ⓒwww.ur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