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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벌제' 논란 가중

daum an 2010. 5. 1. 00:59

리베이트 근절...대형 제약사 횡포 부작용
 

지난 22일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죄 법안(일명 리베이트 쌍벌제)`이 국회 범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 28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따라서 그동안 관행처럼 이뤄져 왔던 의사, 약사들와 제약사간 리베이트 문제가 없어졌지만 이해관계 단체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22일 이법이 상정되자, 의사협회는 "쌍벌제 결사반대에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통과된 리베이트 쌍벌제는 의료법과 약사법, 의료기기법 등에서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한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등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료인을 2년 이하 징역과 3000만원 이하 의벌금, 그리고 과징금 없이 1년 이내의 자격정지를 당할 수 있다.
 
다만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견본품 제공,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등의 행위는 복지부령이 정하는 범위의 한도에서 허용한다.
 
이 법안은 국무회의에서의 의결 후 대통령이 공포한 시점부터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10월에 이 법안이 시행되게 된다.
 
<의협, 과정 무시한 졸속 법안> 

이에 벌써 집단 반발 움직임이 예고됐다.
 
약값 사례비를 주고받은 사람을 모두 처벌하는 '쌍벌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10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의약계 풍토가 바뀔 전망인데, 반발도 만만치 않다.
 
특히 대한의사협이 의료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고 건강보험재정에 큰 문제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의협 측은 리베이트 폐단은 의약분업부터 시작됐다며 의약분업 폐지운동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약품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리베이트 비용을 연구개발 투자로 전환한다는 의미인 이 법안의 취지는 좋지만 국회의원들이 의약분업 등 이전의 법 취지를 무시한 채 졸속으로 진행돼 만일 의사들이 복제약을 거부하고 약품 위주로 처방하면 제약업체와 정부는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것.
 
<의협, 신중론도 대두>
리베이트 풍토를 근절하려는 쌍벌제를 두고 만만치 않은 진통이 시작됐지만 29일 오전 의사협회의 상임이사들이 모여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국민들이 주시하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제기됐다.

 
좌훈정 의사협회 대변인은 "내달 중순경에 대정부 집회를 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확정된 것은 아니며, 이번 주말은 지나야 가시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신중함이 묻어나는 입장이라는 분석이다.
 
의협이 이 처럼 신중모드로 변환한 것은 지난해 한의사협회가 동의보감이 유네스코에 등재됐다는 소식에 의사협회는 "한의학은 버려야할 전통"이라며 비난했다가 여론의 따가운 질타만 받은 것이다.
 
의협 한 관계자는 "국민의 호응을 일으키지 못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했다가 질타만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간을 가지고 여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대기업 제약회사 독점 우려>

업계 안팎에서는 의료계가 쌍벌제 도입 자체에 대한 반발보다 실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제약 영업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으로 영업활동에 대한 감시가 강화돼 대형 제약사들의 내수 영업이 한 차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황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점유율 확대 추세가 가속화되고, 특히 다국적 대기업 제약사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에 중.소 제약사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당장 김해시의사회는 지난 28일 각 제약회사 영업소 및 지부영업소 담당자에게 '리베이트 쌍벌제와 관련된 회장특별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 따르면 김해시의사회 전 임원진이 리베이트 척결이라는 간절한 바람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제약사 출입을 금지를 요구했다.
 
김해시는 공문에서 "전 제약관계자 사람들은 사회적 합의가 종결되기 전까지 김해시의사회 소속 전 병원을 방문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며 "동시에 진료실 출입 또한 금지해달라"고 밝혀 6.2 지방 선거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